기상천외한 문제들… 무릎을 탁치는 대답 못하면 '위험'
구글 면접 4대 키워드
1. 얼마나 창의적인가
2. 논리적 사고를 하는가
3. 상황 대처능력 평가
4. 업무지식·비전이 있나국내서도 유사한 시험 유행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Google)의 입사 면접시험 문제는 기발할 뿐 아니라 대답하기 어렵기로 유명하다. 발상의 전환과 논리적 사고력을 동시에 요구하면서 실전적인 문제 해결 능력까지 테스트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용 컨설팅 업체인 시애틀 인터뷰 코치(Seattle Interview Coach)는 최근 구글 면접시험 응시자들을 통해 파악한 면접시험 문제 140개를 발굴해 공개했다.
이 문제들은 예측하기 힘든 변화의 상황에서 창의적 해결책을 제시할 줄 아는 인재를 찾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입사 동기나 자신의 장단점, 포부 등을 묻는 평범한 질문보다는 기발하고 때론 황당하기까지 한 질문이 많다. 논리적이면서도 때로는 '상자 밖'에서 생각할 수 있는 진정한 '구글러(Googler)'를 찾아내려는 것이다. 구글은 또한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줄 아는 인재도 중요시한다. 응시자가 때로는 면접관에게 역으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면접시험에서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그러나 최근엔 국내에서도 일부 컨설팅 회사와 대기업들이 구글과 유사한 방식으로 면접시험을 치르고 있다. 요즘 세상이 원하는 인재상이 어떤지를 알기 위해 구글이 출제한 시험문제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구글의 면접시험 문제는 크게 4가지 유형이다.
■발상의 전환
①옷장에 셔츠가 가득 차 있는데, 원하는 셔츠를 찾기 힘들다. 쉽게 찾기 위한 당신만의 정리법은?
②건물에 엘리베이터가 한 대뿐이라면 이를 어떻게 디자인하겠는가? 2대라면?
③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도착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 어떻게 하겠는가?
이들 질문의 의도는 정답을 원하는 게 아니다. 지원자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얼마나 자유롭게 사고하고, 혁신적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내 의견이 곧 답'이라는 자세로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면 된다.
■논리적 사고력
①3시15분에 시침과 분침이 만들어내는 각도는?
②미국 대학의 4학년 학생 중 취업 후에 졸업하는 학생은 몇 명인가?
③인터넷 사이트 방문자가 배너 광고를 한번 클릭하면 광고회사는 10센트를 번다. 방문자의 20%만 클릭을 한다. 20달러를 벌려면 몇 명이 방문해야 하나?
수리적 계산 및 논리적 추론 능력을 보는 질문이다.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원자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살펴본다. ①번의 답은 7.5도. ②번 질문은 자신이 졸업한 대학을 사례로 학생 숫자를 추정한 뒤 전체 대학 수에 곱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③번의 경우 10센트를 벌려면 5명, 그 200배인 20달러를 벌려면 1000명이 방문해야 한다.
■상황에 따른 문제 해결
①100명의 부부가 사는 마을에서 모든 남편은 바람을 피운다. 부인들은 남의 남편이 바람피우는 것은 알지만, 내 남편이 바람피우는 건 모른다. 부인이 남편 바람피운 것을 증명하면 남편을 죽여야 한다. 이 규칙은 누구도 어기지 못한다. 어느 날 이 마을의 여왕이 이 마을 남편 중 최소한 1명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②A·B·C·D 4명이 밤에 다리를 건너는데, 각각 1·2·5·10분씩 걸린다. 동시에 두 사람만 건널 수 있고, 손전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손전등 한 개만 갖고 4명이 17분 안에 다 건너갈 방법은?
상황에 대한 판단력과 논리적인 해결 능력을 보기 위한 질문으로, 비정형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떤 논리로 대응해 나가는지를 테스트한다. 문제 해결 과정이 평가의 초점이다. ①번 답은 '이 마을의 남편들이 결국 모두 죽는다'이다. ②번 답은 A, B가 같이 건넌 뒤(2분), A가 손전등을 갖고 돌아와서(1분), C, D가 함께 건너고(10분), B가 돌아온 뒤(2분), A, B가 함께 건넌다(2분) 총 17분이다.
■업무지식과 비전
①구글의 경쟁사는 어디이며, 어떻게 경쟁해야 하나?
②6개월 안에 G메일 고객 1억명을 확보할 방안을 세워보라.
③구글이 당면한 세 가지 장기 과제는?
지원자가 구글과 IT산업, 소프트웨어 등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업무 능력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회사에 대한 기본적 지식과 함께 최신 이슈를 파악하고 자신만의 업무비전과 계획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미국의 비즈니스 잡지 중 하나인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구글의 면접 질문 중 답이 있는 질문들에 대해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다음은 그 중 일부이다. 질문의 의도가 무엇이고 면접자의 어떤 능력을 보려고 한 것인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모범답안(→)을 예시했다.
Q: A나라 사람들은 모두 아들을 극단적으로 선호해서 아들을 가질 때까지 계속해서 아이를 낳습니다. 아들을 가지면 아이 낳기를 중단하고, 딸을 낳으면 아들을 가질 때까지 계속 아이를 낳습니다. 이 나라에서 아들과 딸의 비율은 어떻게 될까요?
☆상당한 논란을 낳을 수 있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논리적 절차에 따라 비율을 계산하면 의외로 간단합니다.
→답은 50대 50으로 같습니다. 가령 이 나라에 1000쌍의 부부가 있고 각각 1명씩 1000명의 아이(아들 500명, 딸 500명)를 낳았다고 합시다. 아들을 가진 부부는 자녀 갖기를 중단할 것이고, 딸 가진 부부는 또 아이를 낳을 겁니다. 자연적 확률에 따라 아들 250명, 딸 250명이 됩니다. 이때 아들의 총수는 750명이고, 딸도 750명입니다. 딸 가진 부부(250쌍)는 또 아이를 가지는데, 아들 125명, 딸 125명을 낳습니다. 이때 아들은 총 875명, 딸도 875명입니다. 이렇게 해서 딸 가진 부부가 계속 아이를 가져도 아들·딸의 비율은 50대 50으로 변화가 없습니다.
Q: 맨홀 뚜껑은 왜 둥글까요?
☆기하학적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입니다. 사각형이나 삼각형에 비해 원이 가지는 기하학적 특징이 무엇인지를 맨홀과 연결지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둥근 맨홀 뚜껑은 절대 맨홀 안으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맨홀 뚜껑 아래에는 이를 받쳐주는 좁은 밑받침(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뚜껑이 사각이든 삼각이든 원형이든 평소에는 맨홀 아래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맨홀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뚜껑을 열었을 때는? 뚜껑을 수직으로 세운 뒤 방향을 틀어보세요. 사각형이나 삼각형 뚜껑은 짧은 변이 대각선이나 긴 변보다 길이가 짧기 때문에 맨홀 아래로 떨어집니다. 그러나 원은 모든 방향으로 길이가 같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원은 평면에 비해 압력에 견디는 힘이 강합니다. 맨홀이 둥근 모양인 것은 양옆에서 가해지는 압박에 잘 견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맨홀 뚜껑도 원형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Q: 시계의 시침과 분침은 하루에 몇 번이나 만날까요?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파악하려는 것입니다. 덜렁대면 착각할 수 있습니다.
→일단 자정에 한번 만납니다. 그리고 오전 1시5분, 2시11분, 3시16분, 4시22분, 5시27분, 6시33분, 7시38분, 8시44분, 9시49분, 10시55분 무렵에 만납니다. 오전 11시 대에는 분침과 시침이 안 만납니다. 오전에 총 11번. 오후에도 동일합니다. 그래서 총 22번 만납니다.
Q: 당신은 해적선 선장입니다. 황금을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한 당신의 안을 놓고 100명의 선원이 투표를 합니다. 과반의 지지를 못 얻으면 당신은 죽어요. 죽지 않으면서 최대한 많은 황금을 차지할 수 있는 안은 무엇인가요?
☆순발력과 함께 투표 행위의 본질적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요구됩니다.
→선원 51명과 황금을 똑같이 나눠 가지는 겁니다. 왜? 과반의 지지를 얻으려면 선원 51%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황금을 줘야 합니다. 그러나 분배 과정에서 불만이 있으면 안 되죠. 1표가 똑같은 가치인 만큼 황금도 똑같이 나눠야 합니다. 51명 초과의 지지는 배분 몫만 줄이므로 불필요합니다.
Q: 같은 크기의 공이 8개 있는데, 그 중 7개는 무게가 같고 한 개는 더 무거워요. 저울을 두 번만 사용해서 무거운 공을 찾아내세요.
☆논리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입니다.
→8개의 공 중에서 6개를 임의로 고른 뒤 저울 양쪽에 3개씩 올려놓습니다. 저울이 균형을 이루면 6개의 공은 모두 무게가 같은 겁니다. 남은 2개의 공을 저울로 재서 무거운 공을 찾아내면 됩니다. 반대로 저울이 한쪽으로 기울면, 무거운 쪽 공 3개 중에서 2개를 임의로 골라 저울에 다시 잽니다. 한쪽이 무거우면 그 공이 답이고요, 저울이 균형을 이루면 남은 1개의 공이 무거운 공입니다.
Q: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을 한꺼번에 대피시킬 계획을 말해보세요.
☆면접자가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 태도를 보려는 질문입니다. 대답하려고 끙끙거리기보다는 질문자에게 거꾸로 질문 공세를 펴보세요.
→대피 계획을 세우라고 하셨는데, 도대체 어떤 종류의 재앙에 대한 대피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Q: 특수 제조한 계란이 2개 있는데, 100층 높이 빌딩의 몇 층에서 떨어뜨려야 깨지는지 알아내려 합니다. 단 2개의 계란만 사용해서 몇 층에서 깨지는지 확실하게 알아내려면 계란을 최소 몇 번 떨어뜨려 봐야 할까요?
☆논리적 계산력과 함께 직관적 해결능력이 필요한, 상당히 난해한 문제입니다. 최소 비용(계란)과 시간(횟수)으로 실험을 하라는 겁니다.
→답은 14번입니다. 1층부터 차례로 계란을 떨어뜨려 보면 몇 층에서 깨지는지 확실히 알 수 있지만, 100층까지 최대 100번을 던져봐야 합니다. 50층에서 실험한 뒤 깨지면 1층부터, 안 깨지면 51층부터 실험하면 실험 횟수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죠. 같은 식으로 최초에 시작하는 층을 계산해 보면 14층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14층에서 깨지면 1층부터 실험합니다(최대 14회 실험). 안 깨지면 13층 위인 27층에서 다시 실험합니다. 깨지면 15층부터 26층까지 던져보고(이 경우도 최대 14회 실험), 안 깨지면 12층 위인 39층에서 실험을 반복합니다. 계속 같은 실험을 50·60·69·77·80·86·91· 95·98층에서 차례로 실시합니다. 98층에서 안 깨지면 99·100층에서 최종 투척 실험을 합니다. 이 모든 경우 최대 실험 횟수는 14번입니다. 이것이 계란이 몇 층에서 깨지는지를 아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Q: 8세짜리 조카에게 데이터베이스(database)가 무엇인지 3문장 이내로 설명해 보세요.
☆복잡한 개념을 쉬운 말로 설명하면서,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알아보려는 것입니다.
→데이터베이스는 여러 가지 사물에 대한 많은 정보를 기억할 수 있는 기계란다. 사람들은 이 기계에 많은 정보를 저장한 뒤 필요할 때 꺼내 쓰지. 자, 이제 알았으니 나가서 뛰어놀렴.
*주요 질문과 모범답안
위의 질문 중엔 정해진 답이 없는 질문도 많습니다. 조선비즈닷컴(chosunbiz.com/weeklybiz)에 독자 여러분 스스로가 생각하는 정답을 댓글로 올려 보시고, 인터넷 토론도 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래에는 구글의 면접 질문 중 기발하고 난해한 질문들을 엄선해 실었고, 힌트와 답도 제시돼 있습니다. (클릭) 시애틀 인터뷰 코치가 공개한 면접시험 문제 140개 모두를 영어 원문 그대로 보시려면 조선비즈닷컴을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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