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귀농

◆ 은퇴 후 살기 좋은 곳 ◆ 1

bthong 2011. 8. 23. 14:14

◆ 은퇴 후 살기 좋은 곳 ◆

제주 중문관광단지

이번 설문조사 결과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로 수도권에서는 경기 용인, 양평,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10위권에 올랐다. 수도권을 벗어나면 제주, 경남 거제, 전남 여수 등 바다를 접한 도시가 인기를 끌었다. 주요 도시들의 매력 포인트를 살펴봤다.

■ 제주(전체 3위)
온화한 기후에 편의시설 다양


이번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설문 3위에 오른 제주도는 도시 근로자들이 은퇴지로 고려하는 지역 중 하나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제주도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 때문이다.

제주도는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한라산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성산일출봉과 같은 단성화산체(cinder cones·오름)는 제주도에 무려 360개나 있다. 용암동굴은 지금으로부터 약 10만~30만년 전에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으로 만들어졌다. 미국과 캐나다의 유명한 은퇴 마을도 주로 바다와 호수에 접해 있거나 경관이 좋은 구릉지에 위치한다.

이처럼 제주도는 빼어난 자연환경으로 유명하지만 단지 이런 이유만으로 제주도를 최적의 은퇴지로 꼽는 것은 아니다. 제주도는 경제적 관점에서도 나쁘지 않은 은퇴지다. 부동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제주도의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 조사 결과 평균 490만원에 불과하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제주도 아파트 가격은 경상남도 평균 수준과 비슷하기 때문에 은퇴지를 선정할 때 집값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라고 표현했다.

아파트 매매가 3.3㎡당 500만원 못 미쳐

제주도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곳은 국제공항과 제주도청이 인접한 제주시 노형동. 인근 아파트 가격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편인 노형뜨란채의 경우 3.3㎡당 매매가격은 800만원 선으로 절대가격이 크게 높지는 않다. 또한 제주시라고 하더라도 다 비싼 것은 아니다. 제주시 이도2동 동아아파트는 3.3㎡당 380만원 수준이다.

제주도는 또한 은퇴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이미 관광지로 개발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환희 KB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차장은 “제주도는 은퇴 후 할 거리, 놀 거리, 먹을거리가 많아 취미생활을 즐기려는 은퇴자들에게 적합한 은퇴지”라고 소개했다. 일선에서 은퇴해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취미생활은 필수. 제주도는 녹지가 많고 올레길 등 관광지로 개발돼 있어 음식이나 문화 등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는 말이다.

다른 은퇴지와 비교하면 편의성이나 접근성 측면에서도 제주도가 유리하다. 최근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저가 항공사들이 김포~제주 노선에 진출함에 따라 항공업계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로 인해 심지어 1만원짜리 김포~제주 간 항공권이 판매되기도 했다. 제주도 항공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비행기를 통해 제주도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도 넓어졌다.

양지영 팀장은 “가깝게 살아도 노부모를 찾지 않는 자녀들이 많아 사회적 문제”라며 “제주도는 휴양지로 유명하다 보니, 여름휴가나 특별한 날이 되면 자식들이 부모를 방문하면서 휴가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은퇴지로 제주도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 경기 양평군(전체 5위)
서울서 20분 거리 전원도시


한강 남단 올림픽대로를 지나 경춘고속도로를 30여분 달렸을까. 서종톨게이트로 빠져나오면 앞에는 강, 뒤에는 산인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 펼쳐진다. 이곳은 상수원보호구역인 북한강 유역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서종면 인구는 40 0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3450가구, 7179명에 이른다. 최경식 대호공인중개사 대표는 “은퇴 수요가 30%가량인데 이들은 생활수준도 상당해 고급 단독주택이 주로 들어선다”고 밝혔다.

양평군에 은퇴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도심 접근성이다. 양평군 서종면에서 서울 잠실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20분. 최경식 대표는 “여기서 30분 내로 갈 수 있는 대형 병원이 총 5개다. 삼성의료원, 아산병원 등 국내 내로라하는 병원들도 그 안에 다 있다”고 밝혔다.

읍내에 농협하나로마트가 있기 때문에 웬만한 구매는 다 할 수 있고, 쇼핑을 위해서 서울 잠실 등을 찾기도 쉽다. 대중교통도 이용하기 편하다. 시내버스를 타고 10분이면 지하철 중앙선 양수역이다. 양수역에서 청량리역까지 41분 걸린다.

마당 텃밭으로 쓰면서 취미생활 누리기에 편리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에 위치한 전원주택.

은퇴자들이 몰리는 두 번째 이유는 자연환경이다. 인근에 중미산, 통방산, 청계산 등 유명한 산이 위치해 있고, 이 산들은 모두 해발 500m 이상 높이다. 산이 높기 때문에 계곡도 깊고,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 알려진 계곡만 해도 명달계곡, 벽계계곡 등이 있다. 피서철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다.

전원에 보금자리를 잡으면 흔히 지루하고 심심하다는 편견을 갖기 쉽다. 하지만 양평군은 소일거리도 다양하다. 일단 집집마다 마당의 일부분을 텃밭으로 쓴다. 대한항공 기장 출신인 최대영 씨(69)는 “여기는 어느 집이건 텃밭이 있다. 텃밭에 옥수수, 채소류, 살구나무 등을 가꾸다 보면 한가할 틈이 없다. 이웃들끼리 서로 도와가며 텃밭을 일군다”고 말했다. 취미로 등산, 낚시 등을 하기에도 적합하다. 단 낚시는 상수원보호구역인 북한강에선 금지돼 있고, 계곡에서만 가능하다.

양평군에 자리 잡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최대영 씨는 “옆집엔 패션전문가, 뒷집엔 홍대 미대 교수 출신이 산다. 셋이 자주 어울린다”고 말했다. 이 마을 토박이인 황승혁 씨는 “고위공무원, 자산가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최대영 씨는 서종면에 자리 잡은 계기가 기이하다. 공군에서 20년, 대한항공 기장으로 20년간 근무했던 최 씨는 부모님 묘소를 서종면에 모셨다. 그리고 일본으로 여객기를 몰고 떠날 때마다 서종면을 내려다보며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했다.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결국 2008년부터 서종면에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이곳에 자리 잡는가 하면 배우 감우성, 김수로 씨도 양평군 서종면에 거주하고 있다.

양평군 서종면 토지가격은 북한강이 보이느냐에 따라 다르다. 북한강이 잘 보이는 강 유역은 3.3㎡당 200만원을 호가한다. 강 유역을 벗어나면 3.3㎡당 60만~100만원까지 다양하다. 최경식 대표는 “대개 660~1000㎡(200~300평) 규모로 토지를 조성해서 132~165㎡(40~50평)짜리 주택을 짓는 것이 보통이다. 강 유역만 벗어나면 주택 구입비용은 4억~5억원가량 된다”고 밝혔다.

■ 경남 거제시(전체 6위)
멋진 바다 조망에 교통도 편리


‘천혜의 절경에 활발한 도심과의 교류’ 은퇴 후 살고 싶은 도시로 거제를 꼽는 이유다.

거제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인구 24만명으로 360만 부산 인구의 10%가 채 안 된다. 전문가들은 거제가 제주도에 버금가는 절경을 갖췄는데도 ‘고립성’이 덜 느껴진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지난해 12월 거가대교 개통 후 거제와 부산은 동일생활권역으로 묶였다. 부산에서 거제까지 통행 거리가 140㎞에서 60㎞로 단축된 것이다. 조인배 푸르덴셜생명 라이프플래너(ExLP)는 “거제에서 부산까지 1시간 내에 갈 수 있다. 향후 10년 내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설 확률이 높아 교통입지는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거제8경 보며 승마·요트 즐긴다

뛰어난 자연경관도 빼놓을 수 없다. 거제도 여행지 중 가장 유명한 8곳을 거제8경이라 한다. 특히 ‘바다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해금강의 깎아놓은 듯한 절벽이 일품이다. 조인배 ExLP는 “배산임수의 지형적 특성으로 앞바다에서는 낚시가 가능하고 집 주변 텃밭에서는 과실과 채소 등을 재배할 수 있어 은퇴 후 살기 적합하다”며 추천했다.

이 외에도 승마장 한 곳과 요트학교도 운영 중이라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스크린골프장도 많이 생겼다. 배윤경 거제시 도시건설국 주사는 “거가대교가 위치한 장목면에 골프장이 개장했다. 추가로 두 군데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고 2014년에는 한화리조트도 들어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제에 집을 마련하는 데 드는 구체적인 비용은 얼마일까. 전원주택용 지가는 3.3㎡당 100만원 정도다. 조인배 ExLP는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330㎡(100평) 정도 부지에 165㎡(50평) 정도 크기 복층 건물을 짓는 데 5억~10억원 정도 비용이 든다. 부산 외곽지역 시세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허대영 거제시청 문화공보과 담당주사도 “토지매입비가 2억~3억원 정도 들고 건축비까지 포함하면 4억~5억원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재정능력이 있는 은퇴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을 즐길 만한 공간이 부족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쇼핑시설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여섯 군데 정도 입점돼 있지만 미술이나 공연 활동을 즐길 만한 시설은 많지 않다. 현재 거제시청은 ‘예술 창작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을 모집한 후 폐교를 리모델링해 전시실과 작업실, 아카데미실 등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 추후 이런 문화시설이 늘어날 경우 거제의 매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전남 여수시(전체 9위)
‘이건희 땅’ 위치한 소라면 경관 일품


“여수는 푸껫, 방콕 등 세계적인 은퇴도시보다 더 잠재력이 있는 곳입니다. 해안가를 둘러싼 절경, 따뜻한 기후, 교통여건 등 어느 것도 빠지지 않습니다. 내년 5월 세계박람회가 열리고 배후도시가 지금보다 발전하면 외국인들도 은퇴 후 여수를 많이 찾을 겁니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전하는 말이다. 실제로 여수는 ‘은퇴도시’를 중요한 도시발전 비전으로 삼고 있다. 김충석 여수시장은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보러 온 세계인들이 여수의 아름다운 해안과 섬에 깜짝 놀랄 것”이라며 “천혜의 자연조건을 바탕으로 은퇴자들이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휴양촌 개발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수시는 올 7월 은퇴도시 조성을 위한 연구용역을 전문연구기관에 의뢰했다. 연구결과를 검토해 세계박람회를 마치고 본격적인 은퇴도시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은퇴 후 주거지로 적합한 지역은 3~4곳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땅이 자리 잡은 소라면에서 율촌면에 이르는 서쪽 해안가는 일몰이 일품이다. 여수시는 크게 두 개의 커다란 만을 끼고 있는 도시다. 서쪽에 여자만, 남쪽에 여수만이 위치해 있다. 여수만을 끼고 있는 해안가 중에는 통일교에서 개발하고 있는 화양지구와 돌산갓 재배지인 돌산해안이 유명하다.

3억원이면 165㎡ 집 지을 수 있어

은퇴 후 주거지로서 여수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환경이다. 연중 온화한 날씨에 봄, 가을이 길다. 한여름인 8월의 평균기온이 25.7도에 불과하고 한겨울인 1월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나비처럼 생긴 여수반도에는 두 개의 만과 365개의 크고 작은 섬이 있고, 여수시 남쪽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양재모 교수는 “은퇴 후 연령층이 거주하려면 일단 따뜻해야 한다. 여수는 기후가 좋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여수 교통여건도 은퇴 후 주거지로서 적합하다. 서쪽 해안가에서 여수시 율촌면에 위치한 여수공항까지는 자동차로 10~20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여수공항에서 김포공항까지 운행하는 비행기는 하루에 왕복 8편이 있고, 세계박람회를 계기로 오는 9월부터 KTX가 운행될 예정이다. KTX를 타면 용산역에서 여수역까지 3시간 7분이 걸린다. 도로 역시 정비해 자동차로 4시간이면 서울에 이를 수 있는 거리가 됐다.

편의시설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계기로 대폭 개선될 예정이다. 30만명이 거주하는 여수시는 병원, 쇼핑타운 등을 갖췄고, 동서해안에서 시내까지 불과 20분 거리다. 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아쿠아리움, 해양타운, 워터파크, 콘도 등 편의시설 설립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농어업 복합지역인 여수는 은퇴자들이 텃밭을 일구거나 낚시를 즐기기도 쉽다. 따뜻한 햇볕과 적절한 강우량으로 작물 재배에 적합한 기후를 갖추고 있고, 해풍을 맞고 자란 돌산갓으로 담근 김치는 여수 대표 특산물이다. 인근 호랑산, 천성산에 오르면 여수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고, 돌산 남동쪽 봉황산, 금오산에서는 남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호랑산은 신라 화랑들이 무예를 연마하던 산으로도 유명하다.

여수는 다른 곳에 비해 토지구입비가 저렴한 편이다. 3.3㎡당 50만~70만원에 토지를 구입할 수 있다. 500~660㎡(150~200평) 부지 구입비용이 1억원 정도다. 132~165㎡(40~50평)에 주택을 짓는 비용이 2억원가량 된다. 3억원이면 충분히 토지, 주택 구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