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좋아하는 음악

봄날은간다 /경음악

bthong 2011. 10. 14. 11:22

 

 

     
찔레꽃 사랑 
                   -김영안-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에
   우리는 찔레넝쿨 속에서 낮사랑을 하곤 했었다
   그녀와 내가 스물 세살 때였다
   가시넝쿨 속이었으므로
   참새도 한 마리 넘보지 못하는 
   우리만의 러브호텔이었다
   새하얀 꽃을 무더기로 펴 올리는 
   우리 유월의 사랑은 그렇게 눈부셨다
   언제 우리 몸에 가시가 있었냐는 듯
   넝쿨보다 빠른 속도로 서로의 몸을 감았고
   연신 피어오르는 찔레꽃은
   목화솜이불보다 편안히 우리를 덮어 주곤 했었다  
   땅콩 한 알도 입으로 쪼개어 나눈
   땅콩속사랑보다 찰방 졌던 우리 넝쿨속사랑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찔레꽃잎처럼 머리가 희어 가는 오늘까지
   그녀와 나는 가시 한번 세우지 않고 엉키었나니
   초여름 장맛비에 쏟아진 꽃잎마저
   아름다워라 
   우리 찔레꽃 사랑 행복했어라

 

 

 

 

 

 

 

 

 

 

 

 

 

 

 

 

 

 

 

 

 

 

 

 

 

 

 

 

                                          봄날은간다 /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