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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매화의연가
/ 이은심
북풍아, 불지마라!
돌담안 늙은 매화가지는
이미 너무 많이 흔들려
춘몽을 잃을까 두렵구나
밤내 비에 젖어 떨며
고졸한 대문을 지키더니
맑은 모래알 깔린 안뜰에
천연한 햇살만 부르는데...
북풍아, 불지마라!
눈부신 한낮에만 눈 뜨는
어린 꽃망울에게도
목숨의 기회는 주어야지
젖은 흙 뒤튼 뿌리 까지
향그러운 늙은 매화나무,
수척해진 어깨 뒤척이며
전날의 고사를 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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