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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인테리어' 3兆원대 성장… 업체 新사업으로

bthong 2014. 3. 20. 06:48

주방·거실시장은 이미 포화, 인테리어 업체들 속속 진입
위생도기 만들던 기업도 나서… 시공기간 줄이고 가격 인하

한샘의 인테리어 사업 매출 그래프

종합 인테리어 업체 한샘은 2011년 욕실 설비 사업을 시작했다. 2007년부터 건설사와 계약해 아파트에 대량으로 공급하던 욕실 설비를 소비자 개개인에게 직접 판매하는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한샘은 "인테리어 사업이 거실·부엌을 꾸미는 데 치중돼 있었는데, 앞으로는 욕실 관련 사업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예상은 적중했다. 2011년 140억원이던 욕실 인테리어 매출은 지난해 2배가 넘는 300억원으로 늘어났다.

욕실 인테리어(화장실 포함)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욕실을 몸만 씻는 곳이 아니라, 거실에 이은 제2의 휴식 공간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샘·KCC·대림바스 등 관련 업체들은 저마다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 확보에 나섰다.

◇욕실 인테리어 3조원대로 급성장

인테리어 업계에서 욕실은 사실상 미개척 분야였다. 기존의 욕실 인테리어는 수도꼭지·거울·칫솔통 등 자잘한 소품을 바꾸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집을 리모델링하면서 세면대부터 변기·욕조·욕실 벽과 바닥의 타일 등 욕실 전체를 손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만큼 사업 덩치도 커졌다. 업계는 올해 130만가구가 욕실 인테리어를 고치고, 연간 시장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실이나 부엌 인테리어 시장의 경쟁이 워낙 치열해 업계가 신시장 개척에 나선 측면도 있다. 한샘 최양하 회장은 "부엌이나 거실은 각 가정에 하나밖에 없지만 욕실은 20평(66㎡)대 아파트에도 2개씩 만드는 것이 건설업계 트렌드"라며 "욕실 인테리어 시장이 아직은 주방 부문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급팽창할 것"이라고 말했다.

욕조·세면기 업체인 대림바스(왼쪽)는 욕실 제품을 패키지로 묶어 시공하는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반나절에 시공이 끝나는 KCC의 욕실 인테리어 서비스 ‘홈씨씨 Q바스’.
욕조·세면기 업체인 대림바스(왼쪽)는 욕실 제품을 패키지로 묶어 시공하는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반나절에 시공이 끝나는 KCC의 욕실 인테리어 서비스 ‘홈씨씨 Q바스’. /대림바스·KCC

인테리어 업체뿐만 아니라 세면대나 양변기, 욕조 등 위생 도기를 만들던 기업도 욕실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나씩 단품으로 팔던 제품들을 묶어서 패키지로 판매하고 시공과 사후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등 영역을 확대해가는 것이다. 대림바스 나정민 팀장은 "요즘 고객은 '변기 따로, 욕조 따로' 식으로 어울리지 않는 제품들을 들여놓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욕실 분위기를 맞추는 패키지 상품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1주일 시공기간을 반나절로 단축

욕실 업체들은 신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샘은 과거 1주일씩 걸렸던 욕실 공사 기간을 하루로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바닥 타일을 철거하지 않고,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패널을 가져다 기존의 벽과 바닥에 붙이는 방식을 도입한 덕분이다. 한샘 측은 "공사 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고객들이 욕실 리모델링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조립식 인테리어로 시공 기간을 단축한 것이 인기 요인"이라고 밝혔다.

시공 시간을 6시간까지 줄인 곳도 등장했다. 건축자재 전문 업체인 KCC는 반나절이면 끝나는 욕실 리모델링 서비스를 연초에 내놓았다. 양변기·세면대·욕실장·거울·수전 등 고객이 원하는 부분만 교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객이 원하는 부분만 손을 대기 때문에 소요 시간이 짧다.

대림바스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손잡고 14만~34만원대의 저렴한 욕실 인테리어 상품을 출시했다. IS동서는 시공 과정의 질을 강조한다. 건설사로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먼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집진기를 가져다 놓고 작업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