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熟年人生

은퇴 후 노후 30년… 연금 꼬박꼬박 받아 低도주처럼 즐기자

bthong 2016. 10. 14. 09:52

[머니 은퇴백서] 긴 노후 기간에 필요한 현금, 매월 확보하는 방법은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저도주(低度酒)가 애주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인당 주류 소비량을 보면, 소주 등 고도주(高度酒)는 줄어들고 맥주 등 저도주는 늘어났다. 소주나 위스키도 과일 향을 첨가하거나 도수를 낮춘 제품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대에 머물고 있는 성장률에도 '불황에는 독주(毒酒)가 더 많이 팔린다'는 주류업계의 통설이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저도주의 인기가 근본적인 음주 문화의 변화에서 왔다고 분석한다. 강도 높은 근무와 잦은 야근이 일상이었던 아버지 세대에게 술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었다. 음주의 목표가 '저렴한 비용으로 거나하게 취하기'여서 여러 술을 섞어 마시는 폭탄주나 한 번에 잔을 비우는 '원샷'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젊은 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부담 없는 술자리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 중이고, 술을 잘 못하는 사람도 술자리를 오래 즐길 수 있는 저도주의 인기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소득 수준과 인구 구조 및 그에 따른 사회 트렌드의 변화가 음주 문화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런 변화는 노후 준비와 재테크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1970~1980년대에는 은퇴하면 퇴직금을 '원샷'하듯 목돈으로 받아서 대출 상환 등 필요한 곳에 쓰고, 남은 돈으로 환갑 이후 10여년만 어떻게 살지를 고민하면 됐다.

1970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61.9세, 1988년 70.3세로 지금처럼 '길고 긴 노후'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은퇴 준비가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2000년대 초반 나왔던 '노후 자금은 총 7억~10억원이 필요하다'는 초기 주장은 이러한 '목돈' 개념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의료 기술의 발달 등으로 2014년 기대수명은 82.4세로 빠르게 늘어났다. 이제 50대에 은퇴하고 나면 노후가 30여 년에 이른다.

길어진 노후에 맞춰, 이제는 필요한 노후 자금을 계산할 때 '총 금액'(목돈)이 아닌 '매월 생활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은퇴 전의 가계부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사실 자녀 부양이나 내 집 마련, 소비 수준 등 일반적으로 은퇴 전에 쓰는 돈이 은퇴 후보다 훨씬 크다. 하지만 퇴직 전까지 얼마나 필요한지 총 금액을 계산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보다는 매월 버는 소득과 목돈 지출 예상 시점 등을 고려해 소비와 저축을 어떻게 배분할지를 고민한다.

노후도 마찬가지다. 퇴직하더라도 매월 생활할 수 있는 소득을 준비해 적절하게 사용할 궁리를 해야 한다.

이렇게 평생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최근 노후 자금 준비의 핵심이다. 목돈을 노후 자금으로 가지고 있다면 든든하겠지만, 창업의 실패나 과도한 자녀 지원 등으로 자칫 일찍 소진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그보다는 긴 노후 기간에 끊기지 않는 소득을 확보해야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어떻게 하면 은퇴 후 매월 필요한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을까.

1970~80년 기대수명 70세 미만
퇴직금 노후 10년 자금으로 써

50대에 은퇴해 노후 30년인 지금
목돈보다 '매월 생활비' 필요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등
다양한 안정적 소득원 마련해
은퇴 전 소득 일부 대체해야

첫째, 그동안 모은 자산을 활용해서 다양한 연금 소득원을 확보해야 한다.

우선 노후를 위한 대표적인 저축으로 3층 연금을 들 수 있다. 국가에서 최소한의 노후 생활을 보장하는 국민연금에다, 좀 더 넉넉한 생활을 위해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가진 부동산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유가 된다면 여러 채의 부동산에서 전·월세를 받아 생활하거나, 반대로 부부의 주택이 하나만 있다면 주택연금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주택연금은 보유 주택을 담보로 국가가 연금을 지급하는데, 2월 신청 기준으로 70세가 3억원 주택을 맡길 경우 평생 월 97만2000원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연금액이 은퇴 전 소득을 어느 정도 대체할지를 계산해보고 나서 이를 높여야 한다. 예를 들어 은퇴 전에 직장을 다니거나 사업을 하면서 월 200만원을 벌고 있었는데, 연금으로 100만원을 받는다면 50%를 대체한 것이다. 세계은행은 연금으로 은퇴 전 소득의 70% 이상을 확보할 것을 권유하고 있는데, 한국은 대체 비율이 50%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소득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해서 소비 수준을 갑자기 절반으로 내리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퇴직 전부터 검소한 생활에 익숙해지도록 소비를 차차 줄여가는 한편, 준비한 연금이 부족하다면 미리 다른 방법을 준비해 받는 금액을 높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은퇴 준비금의 일부는 목돈으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이유는 퇴직 시기에 목돈이 필요한 일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50~60대에 퇴직하면 자녀 세대는 20~30대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학자금이나 결혼 비용을 지원하려면 수천만원이 들어간다. 또 퇴직 후에 대출금이 남아 있다면 이자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어느 정도 빚을 갚아야 할지도 모른다. 자신의 은퇴 시기나 자산 상황을 잘 분석해 일정 부분의 목돈은 준비해야 생활비로 준비한 연금이 예상치 못한 곳에 쓰이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술에 가장 강한 사람은 독주를 잘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 술자리에서 가장 오래 남아서 남들 귀가를 챙겨 주는 사람이란 이야기가 있다. 생활비 떨어질 걱정 없이 꾸준히 연금을 받아 긴 노후를 누리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노후 준비의 강자라고 하겠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