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마음
양주동 작사 / 이홍렬 작곡
낳실제 괴로움 다잊으시고
기를제 밤 낮으로 애쓰는마음
진 자리 마른자리 갈아뉘시며
손발이 다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무엇이 넓다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의없어라
어려선 안고업고 얼러주시고
자라선 문기대어 애쓰는마음
앓을사 그릇될사 자식생각에
고우시던 이마위에 주름이가득
땅위에 그무엇이 높다하리요
어머님의 정성은 지극하여라
사람의 마음속엔 온가지소원
어머님의 마음속엔 오직한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위하여
살과뼈를 깎아서 바치는마음
인간의 그무엇이 거룩하리요
어머님의 사랑은 그지없어라
어머니의 하루에는
아침 점심 저녁이 따로 없었다.
어머니의 시간에는
낮과 밤의 구분 또한 없었다.
어머니의 세월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모두 다 여름이요 겨울같았다.
그랬다,
분명 그랬었다,
돌이켜 생각해보고
잠시 두 눈 감고 머리속에 하나 가득 나와 우리 가족들의 옛 기억들을
슬라이드처럼 비쳐보면
분명 그속의 우리 어머니는 늘 분주하고 바삐 움직이셨다.
어머니의 하루는 늘 차가운 세벽으로부터 시작되어
칠흙같은 새벽으로 끝이났다,
기분좋아 한 잔
억울하고 원통하여 한 잔
가난이 싫고
앞날의 미래가 보이자않아 또 한 잔
아버지는 그렇게 늘 술을 달고서야 집으로 돌아오셨다,
통금이 가까워오는 늦은 밤,
순대같은 골목안으로 술에 잔뜩 절어버린 귀에 익은 멜로디가 스물스물 뱀처럼 기어들어와
곤하게 잠자는 동네 개들 다 깨워놓으면
도화지만한 부엌문에 기대어 노루잠 주무시든 어머니 화들짝 놀라 장승처럼
몸을 일으켜세워 연탄 아궁이에 시락국 남비를 올려 놓으셨다.
어제만큼이나 고단하고 힘들었든 어머니의 하루,
오늘도 어머니는 익숙한 솜씨로 어제에서 오늘로의 경계선을 넘어서고 계셨다.
지붕이 날아갈듯 코를 골고
지독한 술냄새를 풍기며 주무시는 아버지의 한쪽곁에서 잠시 눈을 붙이시다가도
수시로 몸을 일으켜 아이들 이불을 매만져주시고
잠자리를 돌봐주시든 어머니,
시간은 그런 어머니의 일상에 그 어떤 특혜도,동정도 하지 않은채
어김없이 새벽의 한 가운데에서 손짓하며 어머니를 불러내었다.
천근만근같은 몸이 깃털처럼 일어선다
하얀 수건 하나 모자처럼 머리에 쓰시고
행여나 잠자는 가족들 잠을 깨울까 열 발가락마다 힘주어 걸어나오시며
방문소리 새어나갈까 양 손으로 문을 떼어내듯 열고서는
숨소리마저 당신의 가슴속으로 역류시키시며 하루를 시작하신 어머니.
지금 이 세상에 깨어있는 유일한 사람,어머니
칼날같은 차가움도
마귀같은 고단함도
어머니 당신에게만은 감히 어쩔 수 가 없었습니다
정한수 한 그릇 장독대 위에 올려놓고
합장한 두 손으로
천지신명께 빌고 빌었던 어머니의 지극정성
우리 남편 건강하고 성공하게해주이소
우리 아이들 공부 잘하고 훌륭한 사람되게 해주이소
우리들의 아침은 늘 어머니의 힘찬 고함소리로 활짝 열렸습니다
환아~퍼뜩 안일어나나....
지금 시계가 몇신데 아직까지 잠을 자노...
얼른 동생들 다 깨바라....
늦게 나오면 뜨신 물 없데이...알았나....
환아~아버지 아침밥상 차리라,아버지 수저 갖다놓고...
아버지 구두 닦아놓았나...
너거들 머하노,아버지 출근하시는데 퍼뜩 인사 안하고....
이제 집에는 어머니외 아무도 없다,
잠시 큰 숨을 내쉬고 난장이되어버린 아침상 앞에 앉아
붉은 고추가루 잔뜩 묻혀놓은 아이들 밥그릇속의 밥 다 모아
건데기만 수북하게 쌓여있는 서늘한 시락국과 김치 한조각으로
새벽부터 움직이신 어머니의 허기를 임시방편으로 막아놓으신채
서둘러 방청소와 빨래를 시작하시었다.
이 땅의 관습과 운명처럼 되물림 된 가난으로
소녀적의 분홍빛 꿈과 스무살의 연정은 빼앗기듯 차압당한채
너무나 일찍 아내와 어머니라는
태산과도같은 운명을 떠맡으신 우리네 어머니들의 삶,
그 어머니들의 아침은 새로운 희망이 출발선이요,
고단하고 두려운 일상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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