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글로벌 판을 짜라

bthong 2007. 5. 1. 12:40

자산관리

‘성공하고 싶다면 국경을 넘어라.’ 저금리, 증시 조정, 부동산 투자 위축 등으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운용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경기 침체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어 국내 투자로 노후자금 마련 등 기대수익을 얻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안정적인 장기투자 방법은 없을까. 재테크 전문가들은 해외투자를 그 해답으로 제시한다. ‘우물 안 개구리’식 자산운용 방식을 버리고 글로벌 시대에 맞는 ‘재테크 유목민’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충고다.

정기예금 연 4.46%, 채권 직접투자(국고채 3년물 국내) 2.32%, 부동산 투자(서울 아파트 가격상승률) 0.1%, 주식 직접투자(종합주가지수 연초 대비 상승률) -3.45%.
국내 대표적인 재테크 수단들의 올 6~8월까지의 성적표다. 경기 하락으로 대부분의 재테크 수단들이 정기예금 금리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0%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했던 주식의 경우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서 개인들의 자산만 까먹고 있는 상태다.
직접투자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국내 펀드의 성적표는 어떨까. 상황은 마찬가지다. 8월29일 현재, 주식펀드는 연초 대비 수익률이 -6.54%, 주식혼합펀드 -2.63%, 채권혼합펀드 0.03%, 채권펀드 3.43%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투자비용과 노력을 감안한다면 펀드보다는 가까운 은행을 찾는 것이 더 나았던 셈이다.
국내 직·간접투자 모두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인 투자자들은 자산운용에 애를 먹고 있다. 최근 시중 부동자금이 고금리 특판 상품이나 MMDF(특정금전신탁) 등 단기금융상품에만 몰리고 있는 것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가 돌파구
문제는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경제는 이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상태고, 최근에는 경기 침체 우려마저 각종 경제지표로 구체화되면서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각종 재테크 수단들이 큰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꽉 막힌 국내 재테크 현실을 효과적으로 뚫을 방법은 없을까. 재테크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권한다. 특히 세계 경제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해외 투자를 국내 투자와 연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즉,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세계를 대상으로 짜야 한다는 것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재테크에도 한 우물만 고집하던 때는 지났다”며 “눈을 해외로 돌려 가능한 한 다양한 투자처를 모색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효과적인 재테크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 투자는 정보 접근이 어려워 개인 투자자의 경우 직접투자보다는 금융 및 부동산 전문가에게 맡기는 간접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잘 모르는 만큼 리스크도 크기 때문.
정 이사는 “리스크 측면에서 정보 접근이 어려운 해외 투자는 국내 투자보다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며 “시간과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해외간접투자의 대표적인 수단은 해외펀드다. 해외펀드가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2004년에는 주로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만 출시됐지만 최근에는 부동산, 원자재는 물론 파생상품에도 투자하는 다양한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간접투자만으로도 해외유가증권은 물론 세계 곳곳의 부동산과 원자재 등 사실상 직접 개인이 투자할 수 없는 부분까지 광범위한 투자가 가능해진 것이다. 따라서 정보를 얻기 위해 발품이나 시간 허비 없이 펀드만으로도 해외 투자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우 사장은 “지금도 개인들의 다양한 재테크 수요를 충족할 만큼 많은 해외펀드들이 선보인 상태”라며 “앞으로는 더욱 다양하고 선진화된 해외펀드들이 속속 출시돼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펀드, 국내펀드 앞질러
올 들어 해외투자펀드 수익률은 국내펀드를 앞지르고 있다. 경기 침체로 국내펀드가 주춤하는 사이 고성장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훨훨 날고 있다. 실제로 중국 등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일부 해외투자펀드들이 20~30%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한국펀드평가 자료에 따르면 8월29일 현재, 국내주식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마이너스(-6.54%)를 기록한 반면 해외주식펀드는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또 해외채권펀드도 5%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3%대의 국내채권펀드를 앞지르고 있다. 즉, 개인 투자자가 연초에 국내주식펀드에만 1억원을 투자했다면 650만원가량의 손실을 봤겠지만 국내주식펀드와 해외주식펀드에 각각 5000만원씩 분산투자했다면 최소 170만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투자 지역별로는 중국과 남미, 유럽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우수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는 중국에 투자하는 차이나펀드(이후 중국펀드로 되어있습니다)가 33.98%의 수익률로 가장 우수한 실적을 올렸다. 이어 이탈리아펀드(26.02%), 유럽 이머징마켓펀드(20.96%), 홍콩펀드(20.10%), 남미펀드(19.71%) 순이었다.
1년 수익률에서는 남미펀드가 50.82%로 가장 우수했고, 유럽 이머징마켓펀드(47.17%), 중국펀드(38.93%), 글로벌 이머징마켓펀드(32.52%) 등이 그 다음을 이었다.
박 펀드애널리스트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성장 국면에 있는 이머징마켓은 여전히 강한 장세를 펼치고 있다”며 “펀드 수익률도 저성장 국면에 있는 유럽 선진국보다는 이머징마켓이 월등히 좋다”고 밝혔다.
펀드별로는 여전히 중국펀드가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국내 해외투자펀드보다 해외역외펀드의 실적이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주식펀드 부문에서는 ‘피델리티차이나포커스펀드’가 연초 대비 35.32%로 1위를 차지했고, 2위 역시 ‘피델리티인도네시아펀드(32.64%)’가 이름을 올렸다. 3위는 29.25% 수익률을 기록한 ‘HSBC중국주식펀드’가 기록했다. 국내 해외투자펀드 중에서는 ‘봉쥬루차이나주식1펀드’가 27.28% 수익률을 기록, 유일하게 4위에 올랐다. 해외채권펀드 부문에서도 해외역외펀드들이 상위 10권을 싹쓸이 해 위용을 과시했다. 이 부문에서는 ‘프랭클린하이일드유로화펀드’가 연초 대비 9.01%의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펀드 여전히 매력적
해외펀드는 어디가 유망할까. 그동안 해외펀드 최강자는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펀드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펀드였다. 특히 브릭스펀드는 최근 2년간 20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국내 해외펀드 열풍을 주도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브릭스펀드는 조정기에 접어든 상태이며 그 사이 남미나 유럽 이머징마켓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가 뜨고 있다.
실제로 한국펀드평가가 조사한 3년간 지역별 해외펀드 수익률 자료(8월22일 국내)에 따르면 남미펀드가 241.18%로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유럽 이머징마켓펀드가 220.50%, 인도펀드가 216.49%로 그 다음을 이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중국펀드도 118.53%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인도, 라티아메리카 등 이머징마켓들이 주춤하고 있고, 유럽 이머징마켓이나 남미가 좋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으로 전 세계적인 원자재 급등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등 브릭스펀드들이 남미, 유럽 이머징마켓펀드에 비해 다소 뒤지고 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지역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호재로 장기 롱런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해외펀드는 수백여 개에 달한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중국펀드만도 수십 개가 넘는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가 단독으로 좋은 펀드를 고르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해외펀드는 어떻게 고를까. 우선 해외펀드의 특성상 은행, 증권 등 판매사의 투자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수다. 지역별로 수익이나 리스크가 다르기 때문에 투자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해외펀드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판매사는 다양한 해외펀드 판매 경험이 있고, 수익률이 장기간 우수한 펀드를 판매하는 곳이 좋다. 펀드는 중장기 레이스인 만큼 단기 실적만 내세우는 판매사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판매사의 상품을 선정하는 기준이 무엇인가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펀드 판매와 운용이 분리돼 있다. 즉, 판매사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상품을 선별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만큼 상품 선정에 체계적인 판매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기에 영합해 아무 펀드나 가져다 파는 판매사를 고를 경우 낭패 보기 쉽다.

 

주식 비중 줄이고 대안펀드 늘려라
해외펀드 전문가들은 전 세계 증시가 조정을 거치고 있는 만큼 4분기 투자전략은 주식 비중을 줄이고 인덱스,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구조화펀드나 부동산, 원자재에 투자하는 실물펀드 등 대안상품 비중을 늘릴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주식투자 수익률이 낮아진 만큼 해외펀드에 대한 기대수익률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충고다.
장 이사는 “증시 조정은 한국만의 상황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올 하반기 글로벌 증시가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식, 채권 등과 상관관계가 적은 대안상품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동안 해외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고객들의 기대수익률이 20% 이상으로 높아졌는데 시장 상황이 달라진 만큼 15% 내외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안상품 중에서 최근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원자재펀드다. 전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투자수익률이 좋기 때문. 실제로 HSBC은행이 지난해 12월 은행권 최초로 내놓은 유가지수 연동형 ‘파워오일인덱스펀드’는 지난 7월21일 운용 6개월 만에 목표수익률 12%를 달성하고 전액 조기 상환했다. 올해 초 판매한 2차 펀드도 지난 7월11일 340억원을 전액 조기 상환했다. 이 상품은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서부텍사스중질유(WTI)에 따라 작성하는 유가지수인 ‘GSCI WTI ER 지수’와 연계한 펀드다. 6개월마다 지수를 비교해 해당 시점의 지수가 최초 국내 가격과 같거나 그보다 높을 경우 연 12%의 수익을 지급하고 자동 청산한다.
또 해외부동산 원자재 지수 등으로 구성한 ETF(상장지수펀드)나 파생상품을 이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소개된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유라이사더블리츠펀드’와 ‘우리커머더티인덱스펀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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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펀드와 해외역외 펀드의 차이

해외펀드는 펀드설립근거법 및 운용 주체에 따라 국내 해외투자펀드와 해외역외펀드 등 크게 두 종류가 있다.

국내 해외투자펀드 국내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의거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만들고 운용하는 펀드다. 해외투자펀드에는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해외유가증권에 직접투자하는 일반적인 펀드 형태가 있으며, 또 해외역외펀드에 재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 형태로 운용되는 경우도 있다. 해외유가증권 및 지수에 연계하여 운용하는 파생상품펀드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이밖에 투자대상 및 투자전략을 다양하게 조합한 해외 투자 관련 펀드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해외투자펀드 판매 규모는 2005년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2005년 초 3조2260억원이었던 국내 해외투자펀드가 2006년 8월22일 현재 9조4835억원으로 3배가량 증가한 상태다.

해외역외펀드(Offshore Fund)는 외국의 자산운용사가 펀드에 부과되는 세금의 감면을 위해 주로 조세 회피 지역에 펀드를 설립하고 해외 여러 국가에서 모집된 자금을 세계 각국에 투자하는 펀드다. 대부분 회사의 형식을 가진 뮤추얼펀드이며 언제든지 추가 가입이 가능한 개방형 구조를 띄고 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 역시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이들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이들 펀드의 투자 대상은 해외의 유가증권, 부동산 등 다양하다.
국내에서는 약 250여 개의 해외역외펀드가 취급 또는 판매 중이다. 이들 펀드는 여러 개의 클래스를 가지고 있어 실제 펀드 수는 이보다 더 많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역외펀드 판매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2006년 6월 말 현재 순자산총액 국내로 8조9492억원에 이르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가 말하는 해외 투자 오 계명

01 보다 멀리, 보다 넓게 봐라.
우물 안 개구리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02 전문가에게 의존하라.
얇은 지식은 모르는 것보다 리스크가 크다.

03 단기 실적에 조급해 하지 마라.
투자에서 인내심은 가장 큰 무기다.

04 분산, 적립식 투자로 안전을 보장하라.
보다 멀리 넓게 본 만큼 안전하고 다양하게 투자하라.

05 10~15% 이상 높게 쳐다보지 마라.


기대수익률이 낮을수록 행복은 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