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같은 벙커샷으로 PGA 정상에
입력시간 : 2007.06.05 08:39
- 최경주는 벙커샷에 관한 한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 벙커샷 실력은 미PGA 투어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전남 완도 출신인 최경주는 마땅한 연습장이 없어 바닷가 백사장에서 연습을 했다. 샌드웨지가 닳아 못 쓰게 될 정도로 많이 했다. 최경주가 4일(한국시각) 우승한 미PGA 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 최종라운드에서 곳곳에 벙커가 도사린 코스를 향해 호쾌한 드라이버 샷을 날릴 수 있었던 것은 벙커에 빠지더라도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버디 8개에 보기는 단 1개.
실제로 최경주의 우승은 벙커샷의 승리였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 18번홀(파4). 최경주는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벙커샷을 핀 1.5m 옆에 붙여 파를 잡아내면서 감격적인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파 세이브를 하지 못했다면 1타차 2위인 라이언 무어(미국)와 16언더파 동타를 이뤄 연장전을 벌여야 했고, 승부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최경주는 선두 로드 팸플링(호주)에 5타 뒤진 공동 7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다. 1번·3번홀(이상 파4)에서 버디를 뽑아낸 최경주는 6번(파4)·7번(파5)·8번(파3)·9번홀(파4)에서 4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첫 번째 승부처가 된 곳은 15번홀(파5·503야드). 최경주가 13번홀(파4) 보기로 주춤하는 사이 무어와 팸플링이 1타차로 따라 붙었다. 홀까지 251야드를 남겨둔 최경주는 페어웨이 우드로 과감한 두 번째 샷을 날렸고, 공은 그린 앞 벙커를 살짝 넘어 그린 위에 떨어졌다. 핀까지 거리는 약 10m. 이글은 놓쳤지만 버디를 성공시키면서 2타차로 달아날 수 있었다.
두 번째 승부처는 16번홀. 215야드 파3 홀인 이 홀에서 최경주는 공을 그린 앞 벙커에 빠뜨렸다. 벙커 턱 높이가 만만치 않았지만 최경주는 특유의 벙커샷으로 공을 핀 2m 지점에 떨궈 파를 지켜냈다. 17번홀(파4)에선 두 번째 샷이 관중석 앞까지 날아갔으나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4.5m짜리 파 퍼팅에 성공해 위기를 벗어났다.
최경주를 끝까지 따라붙었던 무어는 13번홀부터 17번홀까지 5연속 버디를 잡아낸 상황. 1타 뒤진 채 경기를 끝내고 기다리던 무어는 최경주가 18번홀에서 공을 벙커에 빠뜨리고도 파를 지켜내자 실망스런 표정으로 돌아섰다. 미PGA 홈페이지는 최경주가 한국에서 ‘탱크’라는 별명으로 불린다고 소개하면서 ‘탱크는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고 표현했다.
세계 최정상급 105명만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 어니 엘스, 비제이 싱은 최경주에 8타 뒤진 공동 15위(-9)에 머물렀다. 앤서니 김은 공동 35위(-4)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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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R 버디만 8개… 우즈 등 '빅3´도 감탄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미국 오하이오주 뮤어필드빌리지골프장(파72·7366야드)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 4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1개로 막는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정상에 올랐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5승째.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출전한 대회에서 올린 첫 승일 뿐아니라 어니 엘스(남아공)와 비제이 싱(피지), 짐 퓨릭(미국) 등 세계 톱랭커들이 모두 출전한 가운데 일궈낸 역전승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선두에 5타차 공동 7위로 출발한 최경주는 1,3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로 역전드라마를 쓰기 시작,6∼8번홀까지 4개홀 줄버디를 타고 선두로 나섰다.
이어 16∼18번홀 거푸 티샷을 벙커와 관중석으로 날린 뒤에도 모두 멋진 파퍼트로 타수를 지켜내 앞서 경기를 마치고 연장을 기대하던 무어를 따돌렸다.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니클로스는 마지막홀에서 기가 막힌 벙커샷에 이어 1.5m짜리 파퍼트를 떨궈 우승을 확정한 최경주에게 " 자네가 우승했네. " 라고 악수를 청했고, 최경주는 " 내 골프 인생은 당신의 책을 보고 시작됐다. " 며 예의를 갖췄다.
● 상금랭킹 8위로 수직 상승
최경주는 메이저대회 제패의 가능성도 열었다.'살아 있는 전설' 니클로스가 직접 주최한 이번 대회는 '별들의 잔치'. 똑같은 선수 명단을 꾸려 치르는 메이저대회에서도 얼마든지 정상 정복이 가능하다는 해석이다.5타차 역전 우승도 최경주로서는 첫 경험이자 올 시즌 타이 기록. 상금 108만달러를 보태 종전 38위에서 8위로 수직상승한 상금랭킹, 그리고 10위권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랭킹 등도 최경주의 메이저 제패를 기다리게 하는 숫자들이다.
(그래픽/윤여경 기자) |
" 이 벅찬 감격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 "
최경주(37·나이키골프) 골프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로스(67·미국)가 주최한 대회에서 우승하고, 그의 영접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에서나 가능한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탱크'처럼 저돌적으로 밀어붙였고, 마침내 5타차를 뒤집는 대역전 우승으로 '황금 곰'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만들었다. 20년 전 아무도 제대로 골프를 가르쳐주지 않던 까까머리 고교생 시절 '책 속의 스승'이었던 니클로스의 축하를 받은 최경주는 " 내 골프 인생은 당신의 책을 보고 시작됐다 " 며 화답했다.
최경주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5승째를 거둬들였다. 최경주는 4일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뮤어필드빌리지 골프장(파72·7366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라이언 무어(미국·272타)를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시즌 첫 승이자 최근 3시즌 연속 우승.
최경주의 쾌거는 특히 메모리얼 토너먼트가 세계랭킹 50위 이내의 강호들이 총 출전한 메이저급 대회라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해 '빅 5'의 일원인 어니 엘스(남아공)와 비제이 싱(피지)은 나란히 최종 합계 9언더파로 공동15위에 그쳐 최경주의 존재를 더욱 빛나게 했다.
통산 5승 가운데 우즈가 출전한 대회에서 거둔 우승은 처음이었다. 미국 진출 이후 가장 많은 108만달러의 우승상금과 함께 시즌 상금 랭킹이 8위(216만3629달러)로 30계단이나 껑충 뛰어오르는 소득도 얻었다.
최경주는 3라운드까지 선두 로드 팸플링(호주)에 5타나 뒤진 공동 7위여서 우승은 버거워 보였다. 1번홀(파4)과 3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은 최경주는 5번홀(파5)에서 세컨드샷을 물에 빠뜨리고도 파를 잡으며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6번(파4) 7번(파5) 8번(파3) 9번(파4)홀에서 4연속 버디. 최경주는 단숨에 단독선두로 뛰어올랐고, 끝까지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마지막 16~18번 3개 홀에서 위기가 닥칠 때마다 환상적인 벙커샷과 퍼팅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조가 경기를 끝내기 전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은 최경주는 18번홀 그린 옆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니클로스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다가와 악수를 청하자 화답한 뒤 대화를 나눠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니클로스는 " 당신이 최고다. 자랑스럽다 " 고 칭찬했고, 최경주는 " 어릴 때 당신이 쓴 책을 보고 골프를 배웠고, 당신의 샷을 담은 비디오를 보면서 끊임없이 연습한 게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 고 말했다.
최경주는 완도에서 보낸 고교시절 체육교사를 통해 얻은 니클로스가 지은 " 골프, 나의 길 " 이란 번역서를 보고 그립쥐기, 백스윙 및 팔로스윙하는 법 등 기본기를 익혔다.
1999년 일본 골프투어 우베 고산오픈 우승으로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초청돼 3라운드에서 니클로스와 함께 라운딩, '책속의 스승'과 첫 대면한 최경주는 마침내 그가 건네주는 우승컵을 받아들며 기적 같은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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