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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를 떠다니는 대학 캠퍼스

bthong 2007. 9. 5. 11:33

‘오섀닉II호’는 40년 넘게 대양을 누볐다. 그러나 다음 항해부터는 매우 특이한 모습으로 바뀐다. 오는 5일부터 200여 명의 대학생·대학원생을 싣고 바다 위의 대학인 ‘스콜라십’으로 첫 항해에 나서기 때문이다.

강의실·세미나룸·도서관이 새로 마련된 오섀닉II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캠퍼스다. 무선 기술로 선상 인트라넷이 구축돼 강의 자료와 스케줄도 체크할 수 있다.

그리스 아테네 인근의 피레에프스항에서 승선하는 학생들은 16주 동안 오섀닉II에 머물게 된다. 학생들은 유람선에서 국제 비즈니스, 갈등학 같은 교과과정을 밟는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8월 30일자에 따르면 오섀닉II는 포르투갈의 리스본, 파나마시티,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중국의 상하이 등을 거쳐 최종 기항지인 홍콩으로 향한다. 유럽으로 향하는 제2의 선상 강의는 내년 1월 개강한다.

   
 
유람선 ‘오섀닉II호’가 바다 위를 떠다니는 대학 ‘스콜라십’으로 탈바꿈했다.

초기 자본과 유람선 운항 노하우는 유람선 운항업체 로열 캐리비안 크루지스에서 제공했다. 룰렛 게임이나 카바레 같은 오락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것이다. 친구를 사귀는 것은 학생들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학점은 항해 막바지에 호주 매커리 대학에서 수여한다. 세계 어느 대학이든 선상에서 취득한 학점을 인정한다. 선상 캠퍼스 등록금은 만만치 않다. 9월 등록금의 경우 2만 달러가 조금 안 된다.

선상 캠퍼스라는 개념은 요즘 트렌드에 딱 들어맞는다. 국제화가 그 가운데 하나다. 해외 분교 설립이든 교환 학생 프로그램이든 요즘 대학은 다문화를 수용하기에 여념이 없다. 또 다른 트렌드가 강의실에서 배운 것을 다양한 환경에 적용해보는 이른바 ‘경험학습’이다.

스콜라십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마이크 보너는 “선상 캠퍼스야말로 국제화와 경험학습에 제격”이라고 자랑했다.

35개국에서 모인 학생들은 다른 나라 학생과 어울리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다. 처음 만난 젊은이들이 배라는 좁은 공간 안에 갇혔으니 어떻게 얼굴을 마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진수기commun@newsv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