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키스의 미덕

프렌치 키스의 미덕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열정적인 키스만큼 우리를 설레게 하고 흥분시키는 것은 없다. 깊은 키스는 100년간 깊이 잠들었던 공주를 깨우고, 독사과를 먹고 쓰러진 백설공주를 벌떡 일으킬 만큼 위력적이다. 키스는 실제로 면역력을 강화시켜 감기를 예방하고, 엔도르핀을 분비시켜 스트레스를 막아준다. 사랑이 담긴 키스를 하면 분당 60~80회 뛰던 심장이 100~120회로 빨라지고, 췌장에서는 인슐린이 분비된다. 또 보통 키스에서는 3.8㎉가 소비되고, 혀를 주고받는 깊은 키스에서는 1회에 10㎉가 소비되는 다이어트 효과가 발생한다. 키스는 상대가 나에게 위험한가 아닌가를 탐색하기 위해 발전했다고 하는 설이 있다. 그러나 포유동물을 살펴보았을 때 성적으로 흥분하면 거의 여지없이 상대의 냄새를 맡고 입을 갖다 댄다. 이는 키스가 아주 유용한 성적 프러포즈이며 성행위의 시작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게 하는 증거다. 입술과 혀는 음순과 음경의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는 기관이다. 입은 따뜻하고 촉촉하고 부드러운 질과 같은 내부공간이고, 입술은 보드라운 음순과 같으며, 혀는 음경처럼 단단하게 입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에로틱하게 움직일 수도 있다. 키스는 단순한 입맞춤에서부터 상대 입술을 빨고, 혀가 교환되는 아주 진한 움직임까지 포함한 섹스 행위다. 그래서 프렌치 키스를 하면서 오르가슴을 느꼈다는 사람도 적지 않고, `키스야말로 멋진 섹스다`라고 예찬하기도 한다. 입술과 혀는 손가락보다 더 자극적인 부위이며,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섹스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이 키스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그렇게 본다면 입술은 아무래도 뇌에 가까워서 몸의 다른 부분보다 좀더 분별력이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멋진 사랑을 표현하는 절절한 행위인 키스가 없어진 부부가 너무 많다. 그 이유는 깊은 키스 뒤에 따라오는 섹스가 싫어서 그 전초전인 키스조차 마다하는 것일 수도 있고, 키스가 멋있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으며, 후각적으로 예민한 여성들이 참기 어려운 거북한 입냄새 때문일 수도 있다. 여성들이 그리운 이를 냄새로 기억하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키스하기 전에 자기 입의 상태가 어떤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 또한 성관계가 없어지기 전에 키스가 먼저 없어지는 것을 보아도 키스의 사라짐이야말로 사랑의 부재를 알리는 경계경보라는 것을 새삼 명심할 일이다. [배정원 건강과성박물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