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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운하 논란

bthong 2008. 1. 4. 14:43
  • 한반도 대운하 논란
  • “30만명에게 새 일자리” · “서울~부산 무려 70시간”
    찬성… 5년내 14兆면 완공 댐 만들면 수질 개선 표고差 문제 안된다
    반대… 최소 10년 54兆 들어 물 가두면 오염 가속 山 많아 효용 떨어져
  • 홍원상 기자 wshong@chosun.com
    입력 : 2008.01.04 00:58 / 수정 : 2008.01.04 03:48
    • 이명박 당선자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새해 벽두부터 사회적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수위 대운하 특위가 건설업계에 사업 참여를 요청한 데 이어 이재오 의원이 오는 2월 착공을 공언하자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여론 수렴이 우선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들은‘국민투표를 거쳐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결국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3일 직접 나서 “국민 여론도 수렴 않고 과욕을 부려 밀어붙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속도조절론’을 폈다. 그러나 이 당선자의 측근들은“국민들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며‘조기착공·임기 내 완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낙동강과 한강을 연결하는 경부운하, 영산강과 금강을 연결하는 호남·충청운하를 통해 전국을 운하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 당선자는 경부운하는 민자사업, 호남·충청운하는 정부 재정사업으로 추진, 임기 내 완공을 공약했다. 전문가들을 통해 경부운하의 쟁점별 찬반론을 들어본다.

       

    • ◆운하 물동량 증가 vs. 운송시간 지연

      〈찬성론〉 국내 화물수송 수요가 2003년 16.6억t서 2020년 34.6억t로 2배 이상 증가하고, 특히 컨테이너 물동량은 2020년 4700만 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2005년의 3배에 이르는 등 운하 물동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운하를 통해 물류비 10%를 절감할 경우 제조업의 매출액이 30%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반대론〉 현재 부산항에서 처리되는 물동량 중 수도권 물동량 비율은 19%이고 이마저도 계속 줄고 있다. 특히 운하의 주 이용 화물인 시멘트와 유연탄은 경부운하를 통해 운송될 확률이 거의 없다. 화물 운송시간도 경제적이지 못하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도로는 5시간, 철도는 8시간 걸리지만 좁고 굴곡 많은 운하를 운항하는 바지선은 60~70시간 소요될 것이란 계산이다.


    • 운하 공사비, 14~17조원 vs. 32~54조원

      〈찬성론〉 자연 하천인 한강·낙동강은 강바닥 일부만 준설하면 되기 때문에 준비 기간을 포함해 5년이면 완공할 수 있다. 공사비도 대략 14조~17조원으로 예상된다. 이마저도 남한강과 낙동강에서 개발 가능한 골재 8억3000만㎥를 1㎥당 1만원으로 판다면 8조3000억원대의 수입이 생긴다.

      〈반대론〉 댐 하나 짓는 데도 계획부터 완공까지 10년이 걸린다. 특히 171㎞인 독일 운하는 32년이 걸렸고 5.8㎞에 불과한 청계천 복원 공사도 2년8개월이 걸렸다. 경부운하의 순 공사기간은 10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각종 추가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공사비는 32조~54조원에 달할 것이다.

    • 수질 오염 개선 vs. 환경파괴

      〈찬성론〉 운하가 건설되면 수질 문제가 크게 개선될 것이다. 특히 물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경부운하를 짓기 위해 주변 하천의 폭과 깊이를 넓히고 보(洑)를 건설하면 남한강에 3억t 낙동강에 7억t 물이 확보된다. 도로 교통량 감소로 대기오염 개선에도 효과가 높다.

      〈반대론〉 5000t 대형 컨테이너선을 띄우기 위해 하천을 파내면 생태 기능이 상실된다. 또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두면 수질 오염이 가속화된다. 운하를 오가는 배들이 화물 트럭보다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를 더 많이 내뿜을 뿐 아니라 독일 내륙 운하의 경우 1999년에 선박 사고가 무려 400건이나 발생했다.
    • 이명박 정부의 경부운하 건설계획에 맞춰 부산시가 관광과상업, 문화가 어우러진‘운하시티’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운하의 기·종점이 될 부산 강서구 낙동강 주변지역.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 ◆국내 여건에 적합 vs. 선진국에서도 실패

      〈찬성론〉 남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40㎞ 구간에서는 조령산을 제외하고는 표고 차가 크지 않다.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발 110m에 터널을 건설할 계획이다. 산이 많기 때문에 운하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 독일은 마인강에서 도나우강을 연결했는데 표고 차가 175m였다. 섬나라 영국은 전 국토가 해안으로부터 100㎞ 안에 위치하고 있지만 200년 이상 내륙운하를 이용하고 있다.

      〈반대론〉 내륙 운하는 섬이나 반도국가에서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 자연 지형도 부적합하다. 운하가 발달한 유럽의 강들을 보면 대개 지형이 평탄하고 유역 면적이 넓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산악 지형으로 인해 사행천이 많고 수심이 얕다. 유럽 전체로 볼 때도 운하 이용비율은 높지 않다. 유럽위원회 2006년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 가입국들의 수송 부문 가운데 운하 이용률은 3~4%에 불과하다.


      도움말 주신 분: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전택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정동양 한국교원대 교수, 조원철 연세대 교수, 추부길 안양대 겸임교수(이상 찬성론자)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신봉기 경북대 교수, 조명래 단국대 교수, 홍종호 한양대 교수(이상 반대론자)



    • 이명박 당선자의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에 맞춰 부산시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낙동강 하구 일대 운하시티 예정지. /김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