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년에 1초 差나는 시계… 도전의 끝은? ‘오차 0’
○ 과학의 발달로 짧아지는 ‘조금’
조상들은 태양이나 달, 별의 변화를 보고 시간 약속을 했다. 보름달 뜨는 밤에 만나자는 약속에 ‘조금’ 늦으면 상대방은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해시계나 물시계는 하루를 12시로 나눴다. 자시(子時)에 만나자는 약속에 ‘조금’ 늦어도 상대방이 온 시간과 한 시간 넘게 차가 날 수 있다. 자시는 오후 11시∼오전 1시다. 17세기 후반 들어서야 시계에 분침이 도입되면서 분 단위까지 정확히 시간을 재게 됐다.
요즘은 초고속 통신망으로 파일을 내려받으며 기다리는 그 ‘조금’의 시간도 지루하다. 1분도 길다. 특히 육상경기나 군사장비에서는 ‘조금’이 더 짧다. 100분의 1초만 늦어도 메달 색이 달라지고 목표물의 지점이 바뀐다.
‘조금’의 시간을 1초 이하로 줄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바로 수정(석영)이라는 광물이다. 20세기 초 과학자들이 시계 속에 수정(진동자)을 넣어 그 진동 횟수로 시간을 계산하기 시작한 것. 수정은 1초에 3만2768번을 규칙적으로 진동하기 때문에, 수정시계로 1초 이하의 시간도 잴 수 있게 됐다.
○ 우주에선 150억 년분의 1초도 긴 시간
현재까지 가장 정확한 세슘원자시계(사진)보다 더 정밀하게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과학에서 시간 오차가 줄어들수록 우리 일상생활은 점점 더 정확하고 정밀해질 것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최근 ‘조금’이 훨씬 더 짧아질 것을 예고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원 네이선 뉴버리 박사팀이 1초에 10¹⁴번 진동하는 레이저의 진동수를 유효숫자 19자리까지 측정하는 데 처음 성공한 것. 이 연구는 ‘네이처 포토닉스’ 5월호에 실렸다.
이 기술로 시간을 측정하면 10¹9초 동안 단 1초 차가 난다. 10¹9초는 약 150억 년. 우주의 나이 정도다. 이만큼 정확한 시간 정보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적용하면 우주에서 대형 축구경기장의 특정 좌석이나 정원의 나무 한 그루 위치까지 단번에 명확하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GPS나 이동통신 기지국에는 세슘원자시계가 있다. 보통 1000년에 약 1초 차가 난다. 세슘원자는 1초에 91억9263만1770번 진동한다.
원자의 진동을 측정하는 수단이 바로 레이저. 1초 동안 레이저가 얼마나 진동하는지 알면 원자의 진동도 정확히 잴 수 있다.
세슘원자보다 더 빠르고 미세한 진동까지 측정하면 훨씬 정밀한 원자시계를 개발할 수 있다. 과학자들이 레이저의 진동수를 점점 더 정확하게 측정하려는(유효숫자를 더 늘리려는) 이유다. 머지않아 1000년에 1초 정도의 시간 차도 판별하는 항법장치나 휴대전화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우주여행에서는 150억 년 동안 1초 늦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 이종민 교수는 “지구에서의 작은 시간 차가 몇 십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는 훨씬 커진다”며 “레이저 진동수 유효숫자를 20, 30자리까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어야 안전하게 우주를 여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Pat Boone - Anastasia ♪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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