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귀농

천안 블루베리 농장

bthong 2008. 7. 4. 00:44
  • 잘 익은 블루베리(blueberry)는 파랑이 아니라 진한 보라다. 어찌 보면 칙칙하게도 여겨지는, 깜장에 가까운 색인데도 '블루베리'란 단어는 유난히 즐겁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보라' '바람' '볼록'처럼 비읍(ㅂ) 리을(ㄹ)이 반복되는 단어들이 대부분 밝은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서일까.

    6월 말 찾은 충남 천안시 입장면 '블루베리코리아' 농장은 무척 분주해 보였다. 늦은 봄 꽃을 피웠던 블루베리는 탐스럽게 익어서 나무마다 주렁주렁 달렸다. 까만 눈을 반짝이며 수확하는 손길을 기다리는 듯한 모양새다. 새가 먹는 걸 막으려고 흰 그물을 여기저기 쳐놓은 풍경도 눈에 띄었다.
    • 블루베리코리아 함승종 대표가 "잘 익었다"고 가리키는 블루베리를 하나 따서 입에 넣었다. 검은 껍질을 와삭 깨물자 포동포동한 흰 속살이 터져 나와 날씨 탓에 바싹 말랐던 입 안이 촉촉해졌다. 달콤함과 새콤함이 적절히 버무려진, 자극적이지도 질리지도 않는 맛이 코까지 퍼진다. 노란 씨는 깨알만큼 작고 부드러워서 뱉을 필요가 없다. 농약을 치지 않아서 씻지 않고 먹어도 된다. 팝콘처럼 집어먹다 보니 블루베리가 가득했던 바구니가 금세 절반으로 비었다. 함 대표는 "얼렸다 녹인 수입 제품이나 머핀에 들어있는 가공 제품과는 질감도 맛도 확연히 다르다"고 했다.

      북미나 북유럽 지역에서 주로 기르는 블루베리를 한국서 재배하는 데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다. 그 동안 농가의 각광을 받지는 못했던 이유는 인지도가 낮아서라는 게 함 사장의 설명이다. 그런데 2002년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건강식품'에 블루베리가 포함되면서 한국인들도 블루베리를 찾기 시작했다. 새로 심은 묘목은 5년 정도 지나야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함 사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농가가 지난해 블루베리 열매를 처음 땄다. 한국서도 '햇블루베리'를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블루베리의 장점은 맛에서 그치지 않는다. "껍질까지 다 씹어 먹으니 보라색에 많이 들어있는 '안토시아닌'을 많이 섭취하게 되는데 이 물질은 눈에 특히 좋다고 하네요. 70대 할아버지가 블루베리를 꾸준히 먹었더니 돋보기를 벗었다는 얘기도 있어요." 함 대표가 늘어놓는 자랑이 과장된 건 아닐까 몇몇 연구 결과를 뒤져봤다.

      '블루베리엔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프테로스틸벤이 다량 함유돼 있다(미 농무부 농림연구센터 아그네스 리만도 박사)' '블루베리를 꾸준히 먹인 쥐에서 활성산소 수치가 낮게 나왔다(미 터프츠대 제임스 조셉 박사)' '블루베리가 노화로 인한 기억력 감퇴를 막아준다(영국 레딩대 분자영양학과 제레미 스펜서 박사)'…. '블루베리가 몸에 좋다'는 연구 결과를 찾긴 어렵지 않았다.
    • 좋은 건 알겠는데 가격이 너무 비싼 게 단점이다. '블루베리코리아' 농원은 수확이 끝나는 7월 15일쯤까지 일반인에게 농장 문을 열고 체험 기회를 준다. 플라스틱 용기에 수확한 블루베리를 담아 농원에서 바로 먹거나 집에 가져갈 수 있다. 가격은 시중 가격의 60~70% 정도인 100g에 4000원 정도. 직접 따기 귀찮다면 미리 포장돼 있는 제품을 구입해도 된다. 가격은 역시 100g에 4000원, 블루베리 잼은 한 병(250g)에 6000원이다. 그늘이 거의 없으니 챙 넓은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를 챙겨 가자. 농원 가운데 나무로 만든 벤치와 식탁이 있어서 도시락을 준비해가 먹어도 좋겠다. 사전 예약 필수. 블루베리코리아 함승종 대표 011-345-3509, 연곡2리 김기영 이장 017-424-5545.


      ::자가용으로

      경부고속도로 안성·평택 나들목으로 나와 성환 쪽으로 좌회전, 천안연암대학 정문을 지난다. 길 위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자마자 우회전, 1.5㎞ 정도 가면 돌에 새겨진 '연곡 2구' 마을 표지가 나오는데 이를 지나 첫번째 골목으로 우회전하면 농원이다.



      ::대중교통으로

      1호선 성환역에서 161, 162, 163, 164번 버스를 타고 '연곡 2구' 입구에서 내린다.
    • 냉동해서 매일 조금씩 자주 드세요
    • 황지희 청강산업문화대학 교수
      • 블루베리가 주목받는 건 껍질에 든 색소성분인 '안토시아닌' 때문이다. 블루베리에는 안토시아닌이 15종류나 함유돼 있다. 안토시아닌은 눈의 망막에 있는 '로돕신'의 재합성을 활성화시켜 시각기능을 개선할 뿐 아니라 눈의 피로를 해소한다. 안토시아닌은 활성산소에 의한 세포의 노화를 방지해 동맥경화나 암, 노인성 치매 등을 예방하기도 한다. 100g 당 식물성 섬유 3.3g을 함유하고 있어 변비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안토시아닌은 가열하거나 냉동시켜도 파괴되지 않으므로 냉동시켜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먹어도 된다. 안토시아닌의 효과는 식후 4시간 내에 나타나고 24시간 내에 소멸되므로, 매일 조금씩 먹으면 좋다. 블루베리를 요구르트나 아이스크림, 케이크, 팬케이크 등에 곁들여 먹어도 좋고, 잼이나 과일소스로 만들어도 좋다.

        블루베리는 월귤나무 관목의 총칭으로, 높이 5m 내외로 자라는 하이부시베리(high bush berry)와 30㎝ 내외로 자라는 로베리부시(low berry bush)로 구분된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로, 20여 종이 있다고 알려졌다. 4~5월 작은 흰색 종 모양 꽃이 핀다. 열매는 구형 또는 편편한 원형으로, 1개 무게가 1~1.5g 정도이다.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보라색, 진한 청색, 적갈색, 붉은색으로 익는다. 열매 표면은 회백색 가루로 덮여있는데, 이 가루는 당분이 속에서 겉으로 배 나온 것이므로 닦아낼 필요가 없다.

     



    '전원주택 > 귀농'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무 가꾸는 법^^*  (0) 2008.07.15
    전원주택지 잘 고르는 법  (0) 2008.07.08
    침실  (0) 2008.07.02
    펜션시장 쓸쓸한 겨울  (0) 2008.07.02
    전원주택 신축하기  (0) 2008.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