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귀농

펜션시장 쓸쓸한 겨울

bthong 2008. 7. 2. 21:25
충남 보령시 대천읍의 D펜션을 계약한 김모(43)씨는 이 펜션에 들인 분양대금 8000여만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2004년 상반기 분양받아 분양금의 70%를 냈으나 지난해 시행업체 대표가 갑자기 부도를 내고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분양이 잘 되지 않자 돌아오는 어음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란다.

김씨와 비슷한 처지에 놓은 사람만 20여명이다. 계약자들은 투자금을 건지기 위해 땅을 경매에 부쳐도 분양대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하나의 사례이지만 펜션시장의 현주소는 이처럼 깜깜하다. 운영 중인 펜션은 객실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졌고 분양 펜션도 쉽사리 팔리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경기침체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도 있지만 펜션 운영과 관련한 규제가 강화되면서부터 나타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펜션 예약 대행업체인 전원클럽 이성광 팀장은 “2000년부터 수도권과 강원지역에서 분양한 펜션단지 수는 70여개 30여만평으로 추산된다”며 “이 중 60~70%가 분양 또는 공사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펜션 분양시장 ‘초토화’

2004년 도시민의 펜션운영을 제한하는 내용의 농림부 지침 시행 이후 단지형 펜션의 신규 분양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이 지침은 현지 거주자만 펜션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뼈대다.

전원투자용으로 각광받던 펜션에 도시의 투자자들이 등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됐다. 올 5월 시행에 들어간 농어촌정비법도 펜션 운영시장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연면적 45평 이상, 객실 수 8실 이상 펜션은 의무적으로 숙박업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방과 위생시설을 별도로 설치하고 전체 매출액 중 20~30%를 세금으로 내야하므로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

분양이 어렵자 별장용 전원주택단지로 ‘신장개업’에 나서기도 했지만 수요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대부분 규모가 부지면적 200평 이상에 연건평 45평 이상으로 1가구2주택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개발행위허가를 받아놓고도 건물을 짓지 않아 강제이행금 부과 처분을 받은 곳도 적지 않다. 평창군청에 따르면 2004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접수된 개발행위허가 신청건수는 모두 1850건. 이 가운데 목적대로 건물을 짓지 않아 자진취소나 복구명령을 받은 곳만 200여곳이다.
 
▲각종 규제가 강화된 펜션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다름.


 

이행강제금은 시정될 때까지 연 두 차례 부과된다. 도시민의 운영제한 지침에다 올 5월부터 시행된 숙박업 등록 의무화로 펜션 건축을 미룬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기획부동산업체로부터 펜션용지를 분양받은 수요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경사도가 20도 이상이거나 도로개설이 불가능해 허가가 어려운 땅을 분양받은 경우다.

평창군청이 파악하고 있는 피해 신고건수는 지난해만 8건에 이른다. 평창군청 도시계획 김철환 계장은 “1인당 피해규모는 6000만~1억원정도이나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전체 피해액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객실 가동률

펜션 붐을 탄 공급과잉으로 객실 가동률도 낮아지고 있다. 안 그래도 콘도·호텔·민박 등의 다양한 숙박시설이 들어서는 판에 펜션의 숙박비가 비싸 이용객이 줄어들었다.

현재 펜션의 하루 숙박비는 전국적으로 평당 1만원 정도. 4인 가족이 묵을 수 있는 25평은 하루 25만원에 이른다. 전원클럽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강원도 평창, 충남 태안, 경기도 가평 등 주요지역 펜션의 연평균 객실 가동률은 16~20%다. 5실 60평을 기준으로 연 매출액이 2400여만원에 불과해 운영비를 빼면 인건비도 건지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중개업소에는 펜션 매물이 쌓이고 있으나 매매는 거의 안 되는 편이다. 충남 태안의 지오랜드공인 문제능 사장은 “매물로 나온 펜션만 10여개”라며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거래가 어렵다”고 말했다.

OK시골 강경래 사장은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펜션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며 “색다른 테마를 갖췄거나 사계절 운영이 가능한 일부지역 펜션을 제외하면 조만간 대부분 정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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