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 온 글들

멋 훗날

bthong 2008. 9. 1. 09:40


먼 훗날
고독한 외로움에 나의 존재가
형편없이 구겨져 초라해진다 하여도
해거름 나의 평화에 우리 사랑했던 기억은
아름 아름 깊은 중심의 뼛속 깊이까지
애틋하고 아련하게 물들어 있으리. .


우리 그리움이 멍울로 멍울로
긴 그림자 드리운 날
그대 한마디 없이 떠났다 하여도
서러운 사랑이 날개 없이 추락한다 하여도
그대는 잊을 수 없는 나의 운명. .


기억의 잎새 마다
그대가 끝없이 달려와 내 슬픔을 자극하여도
잘 있느냐고 건강하냐고 눈물 밴 밥을 먹으면서
뜨겁게 안아주고픈 그대는 내겐 언제나 귀한 사랑. .


아무런 의미도 없고
볼품없이 밀쳐진 들풀이라 하여도
숨어 우는 바람소리 구천에 흩어지고
노을 깊은 풍경에 서면
나는 그대의 쓸쓸하여 끝없는 마지막 사랑. .


인생의 중독된 서글픈 인연 속에
해거름 깊은 자락 그림자로 홀로 서면
안달하던 보고픔도 서글펐던 그리움도
나 이렇게 견뎠노라고. .


비로소 잔잔한 창가를 그리움으로 물들이며
저 황혼을 지나 어둠 속을
아침이 오기까지 나 정처없이 걸어가리.......



멋 훗날 내 사랑도 늙어지면 / (宵火)고은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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