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 고독한 외로움에 나의 존재가 형편없이 구겨져 초라해진다 하여도 해거름 나의 평화에 우리 사랑했던 기억은 아름 아름 깊은 중심의 뼛속 깊이까지 애틋하고 아련하게 물들어 있으리. .
우리 그리움이 멍울로 멍울로 긴 그림자 드리운 날 그대 한마디 없이 떠났다 하여도 서러운 사랑이 날개 없이 추락한다 하여도 그대는 잊을 수 없는 나의 운명. .
기억의 잎새 마다 그대가 끝없이 달려와 내 슬픔을 자극하여도 잘 있느냐고 건강하냐고 눈물 밴 밥을 먹으면서 뜨겁게 안아주고픈 그대는 내겐 언제나 귀한 사랑. .
아무런 의미도 없고 볼품없이 밀쳐진 들풀이라 하여도 숨어 우는 바람소리 구천에 흩어지고 노을 깊은 풍경에 서면 나는 그대의 쓸쓸하여 끝없는 마지막 사랑. .
인생의 중독된 서글픈 인연 속에 해거름 깊은 자락 그림자로 홀로 서면 안달하던 보고픔도 서글펐던 그리움도 나 이렇게 견뎠노라고. .
비로소 잔잔한 창가를 그리움으로 물들이며 저 황혼을 지나 어둠 속을 아침이 오기까지 나 정처없이 걸어가리.......
멋 훗날 내 사랑도 늙어지면 / (宵火)고은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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