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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설 (만해 한용운스님의 詩)

bthong 2013. 12. 5. 23:16

 


인연설 1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합니다

아니하는것이 아니라 못하는것이 사랑에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말은

잊을수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때 돌아보지 않는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웃는것은

그만큼 그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수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점입니다

 

떠날때 우는것은 잊지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인연설 2

 

함께 영원히 있을수 없음을 슬퍼말고

잠시라도 같이 있을수 없음을 노여워말고

이만큼 좋아해 주는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말고

애처롭기까지 한 사랑할수 없음을 감사하고

주기만하는 사랑이라 지치지말고

 

더많이 줄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말고

아플수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수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인연설 3

 

세상사람들은 참 어리석습니다

그리고 눈이 너무 어둡습니다

그것을 생각할때 스스로 우스워집니다

 

세상사람들은 먼 더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러나 가까운것은 벌써 가까운것이 아니며

멀다는것 또한 먼것이 아닙니다

 

참으로 가까운것은 먼곳에만 있는것입니다

그것이 또한 먼곳도 가까운것도 아닌

영원한 가까움인줄 세상사람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말이 없다는것은 더많은 말을하고 있습니다

말이 많다는것은 정작 할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사를 한다는건 벌써 인사가 아닙니다

참으로 인사를 하고 싶을땐 인사를 못합니다

그것은 어쩔수없는 더  큰 인사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사랑하고있는 사람앞에선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안합니다

안한다는 것이 아니라 못한다는것이 사랑의 진리입니다

 

잊어버려야겠다는 말은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땐 잊는다는말이 없습니다

 

헤어질때 뒤돌아보지 않는것은 너무도 헤어지기 싫기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것이 아니라 언제나 함께 있는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