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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 내세요! 건강밥에서 간편 대용식까지… CJ 제일제당 '햇반'의 진화

bthong 2015. 8. 28. 09:17

 

 

렌틸콩·퀴노아·귀리 넣은 슈퍼곡물밥, 출시 3개월만에 매출 20억원 넘어서
밥맛'기본' 살린 국밥·덮밥도 인기
쌀 도정한 뒤 24시간 안에 밥 지어… 대학들과 협력 쌀 품종 개발 작업도

전자레인지에 2분만 데우면 먹을 수 있는 밥을 즉석밥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 일반인에게는 즉석밥이라는 말보다는 햇반이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마치 땅을 파는 데 쓰는 장비인 '굴착기'를 프랑스 업체의 상표명인 '포클레인'으로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햇반은 작년 국내 즉석밥 시장에서 64%라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햇반이 처음 나온 것은 1996년. 초기에는 제품 종류가 흰 쌀밥 정도만 있었지만 지금은 무려 26종에 달한다. 건강에 좋다는 '슈퍼 곡물'을 섞은 건강밥 시리즈부터 간편 대용식까지 다양하다. 진화를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밥심 내세요!

슈퍼 곡물 밥도 나와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렌틸콩, 퀴노아, 귀리를 넣은 슈퍼 곡물밥을 출시했다. 이 세 곡물은 건강식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이른바 슈퍼 곡물. 회사 측은 이 곡물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개발을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이 '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슈퍼 곡물에 대한 포털 사이트 검색량(네이버 기준)이 2013년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빅 데이터는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방대하고 복잡한 데이터와 이를 분석하는 기술을 뜻한다. 이 결과 렌틸콩, 퀴노아, 귀리가 대표적인 슈퍼 곡물로 인정받고 있음이 나타났다.

실제로 슈퍼 곡물밥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2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식품업계에서 신제품이 월 3억~5억원 이상이 팔리면 히트 상품으로 불리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대형 마트 등의 판매 현장이나 온라인 고객 게시판을 통해 접수된 소비자 의견 중에는 '막상 슈퍼 곡물을 넣어 밥을 지으려 해도 번거롭고 비싸서 쉽게 먹기 힘들었는데 즉석밥 형태로 나와 편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일반 콩밥에 비해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잘 먹는다'는 글도 많았다. CJ제일제당은 건강밥을 앞으로도 계속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에는 햇반 취나물밥도 출시했다.

간편식도 출시

회사 측은 여기에 덧붙여 최근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간편식 햇반인 '햇반 컵반'도 지난 4월 내놨다. 쉽게 말해 데워서 먹는 국밥이나 덮밥이다. 6월 말까지 누적 판매량이 200만개를 넘어섰다. 회사 측은 "소비자들이 다른 회사들의 비슷한 제품에 대해 실망하고 있는 점을 조사해보니 기본 중에 기본인 '밥의 맛'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햇반이 밥맛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해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 컵반은 출시하자마자 대형 마트 등에서 비슷한 다른 회사 상품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특히 햇반 컵반은 대학교 매점, 찜질방, PC방 등에서 판매가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에 좋은 슈퍼 곡물을 넣은 3종류의 햇반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매출이 20억원을 넘었다. 사진은 햇반 슈퍼곡물 렌틸콩밥.
건강에 좋은 슈퍼 곡물을 넣은 3종류의 햇반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매출이 20억원을 넘었다. 사진은 햇반 슈퍼곡물 렌틸콩밥. / CJ제일제당 제공

품질 관리 넘어 쌀 품종 개발까지

이는 결국 햇반의 밥맛이 다른 회사 제품보다 좋다는 뜻이라고 회사 측은 해석하고 있다. 이 같은 자신감의 첫 번째 배경은 기술 개발이다. CJ제일제당은 매년 연구·개발비로 10억원 이상을 쓰고 있다. 이 결과 중 하나가 2010년부터 도입한 당일 도정 시스템이다. 즉 쌀을 도정한 뒤 하루가 지나기 전에 밥을 짓는다. 도정한 쌀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맛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햇반 연구진은 쌀 생산지에 가서 모내기부터 수확할 때까지 살펴보는 것은 물론이고, 2011년부터는 농촌진흥청이나 주요 대학교와 협력해 쌀 품종 개발 작업까지 벌이고 있다.

CJ제일제당 햇반팀 최동재 부장은 "우리와 같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인 한 사람이 1년에 먹는 즉석밥 개수는 평균 11개지만 우리는 아직 4.5개에 머물러 있다"며 "국내 즉석밥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