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 100편 - 제 67편] 황인숙 - 칼로 사과를 먹다 사과 껍질의 붉은 끈이 구불구불 길어진다. 사과즙이 손끝에서 손목으로 흘러내린다. 향긋한 사과 내음이 기어든다. 나는 깎은 사과를 접시 위에서 조각낸 다음 무심히 칼끝으로 한 조각 찍어 올려 입에 넣는다. "그러지 마. 칼로 음식을 먹으면 가슴 아픈 일을 당한대." 언니는 말했었다. 세상에는 칼로.. 참고자료/애송시 100편 2008.05.12
[애송시 100편 - 제 66편] 이정록 - 의자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 참고자료/애송시 100편 2008.05.12
[애송시 100편 - 제 65편] 유치환 - 생명의 서(書)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救)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永劫)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의 신(神)만이 밤마.. 참고자료/애송시 100편 2008.05.12
당신의 노후준비는 몇점? 당신의 노후준비는 몇점?…직장인 평균 50.8점 지금 체크해 보세요 ◆멋진 노년시대를 열자 ①◆ '당신의 노후 준비는 몇 점입니까.' 지난달 말 웅진코웨이 본사 직원 100명은 낯선 설문지를 받았다. 자신의 노후 준비가 몇 점인지 확인하기 위해 20개 항목을 모두 기입한 직원 몇몇은 한숨부터 쉬었다. .. 참고자료/熟年人生 2008.04.02
어느 노인의 후회 ♣ 95세 노인의 후회 ♣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나는 실력을 인정받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5세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죠. 그런 내가 30년 후인 95살 생일 때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 참고자료/熟年人生 2008.04.01
[애송시 100편 - 제 64편] 김용택 - 섬진강1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쌀밥 같은 토끼풀꽃,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 어둠을 끌어다 죽이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달아준다 .. 참고자료/애송시 100편 2008.03.27
[애송시 100편 - 제 63편] 구상 - 그리스도 폴의 강(江) 1 아침 강에 안개가 자욱 끼어 있다. 피안(彼岸)을 저어 가듯 태백(太白)의 허공속을 나룻배가 간다. 기슭, 백양목(白楊木) 가지에 까치가 한 마리 요란을 떨며 날은다. 물밑의 모래가 여인네의 속살처럼 맑아 온다. 잔 고기떼들이 생래(生來)의 즐거움으로 노닌다. 황금(黃金)의 햇발이 부서지며 꿈결의 꽃.. 참고자료/애송시 100편 2008.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