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수료 싼 펀드, 돈 굴릴 맛 나네

bthong 2007. 4. 20. 22:33
펀드 수수료는 복잡하고 비싸다. 투자 기간 동안 계속 주기적으로 떼가는 수수료, 펀드 가입할 때나 돈 찾을 때 지급하는 수수료, 약정 기간 이전에 돈을 찾으면 부과하는 벌칙성 수수료 등이다.

예를 들어 주식형 펀드에 1000만원을 넣어 두었다고 가정한다면, 매년 평균 25만원 정도를 수수료로 떼인다. 이 중 7만원은 펀드를 굴린 운용사가, 나머지 18만원은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판매사들이 가져간다. 이 수수료가 너무 아깝다고?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전용 펀드나 인덱스 펀드에 가입하거나 멀티클래스 펀드를 선택하면 펀드 수수료를 조금이라도 더 아낄 수 있다.


인터넷 전용 펀드

인터넷에서만 가입하는 ‘인터넷 전용 펀드’는 중간 판매 채널이 없기 때문에 수수료가 그만큼 낮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오프라인 펀드 수수료에 비해 2%포인트 정도 저렴하다. 최근엔 최저 0.3%까지 낮아 졌으며 펀드 종류도 혼합형, 채권형, 해외 펀드까지 점차 다양해 지는 추세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출시된 대우증권의 인터넷 전용 펀드인 ‘차세대e-Fun인덱스 주식형 펀드’의 수수료는 연 0.29%에 불과하다.

일반 주식형 펀드 수수료(평균 2.5%)에 비하면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대우증권 홈페이지에서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을 제외하더라도, 현재 판매되고 있는 온라인 전용펀드 수수료는 0.7% 안팎으로 매우 싼 편이다. 우리투자증권이 판매중인 인터넷 전용 펀드인, ‘e-마이스타일 인터넷 펀드’는 연간 보수를 0.6%만 내면 된다. 중도 환매 수수료는 없고, 주가 상승기에는 불(Bull)마켓 펀드, 하락기에는 베어(Bear)마켓 펀드, 조정기에는 머니마켓펀드(MMF) 등 고객이 시장 상황에 따라 상품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각 은행과 증권사나 마다 인터넷 전용 상품을 갖춰 놓고 있으므로 각 홈페이지에 들어가 수수료와 상품 구조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인덱스 펀드

특정 주가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는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고 매매횟수도 빈번하지 않아 수수료가 싸다. 삼성투신운용 배재규 부장은 “인덱스 펀드의 평균 수수료는 약 1.5% 안팎으로 주식형 펀드에 비해 1% 포인트 정도 낮은 편”이라며 “수익률도 꾸준하게 예금 금리보다 훨씬 좋게 나와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인덱스 펀드는 비교적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인터넷 전용 상품으로 많이 나와 있다. 따라서 이왕 인덱스 펀드를 가입하려는 사람이라면, 인터넷으로 가입하기를 추천한다. 그렇잖아도 수수료가 싼 인덱스 펀드를 인터넷을 통해 사면 절반 가까이 수수료를 더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덱스 펀드의 일종인 상장지수펀드, 즉 ETF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TF는 인덱스 펀드처럼 특정 지수를 따라가면서도, 주식 종목처럼 실시간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당연히 수수료도 싸다. 인덱스 펀드를 오프라인으로 살 때보다도 더 싼 편으로 현재 0.5% 안팎에 이른다.


멀티클래스 펀드

멀티클래스 펀드는 투자 금액과 투자 기간에 따라 수수료 부과하는 방법을 여러 가지로 나눠 놓은 펀드를 말한다. 각종 수수료 중 어떤 수수료의 비중은 줄이고, 어떤 수수료는 높여 놓는 식이다. 즉, 멀티클래스 펀드 자체의 수수료가 싸다기 보다는 어떤 유형의 수수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수수료를 좀 더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펀드 평가사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펀드 수익률을 보면 ‘○○펀드 Class A’ ‘○○펀드 Class B’ ‘○○펀드 Class C’처럼 앞부분의 펀드 이름은 같지만 알파벳만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멀티 클래스 펀드인데, 같은 펀드지만 수수료 부과 방식에 따라서 A, B, C로 나눠 놓았다. A는 일정 비율을 판매 수수료로 미리 떼가는 선취 수수료 방식이고, B는 선취 수수료가 없는 대신 중간에 환매하면 높은 판매 수수료가 부과되는 방식이다. 또 C는 선취·후취 수수료가 없는 대신, 일정 기간 계속 돈을 떼가는 보수가 많다. 일방적으로 유리한 펀드가 있는 게 아니라, 판매 직원과 상의한 뒤 자신의 투자 기간과 성향에 맞는 펀드를 찾으면 된다. 

조선일보
신지은 기자 ifyouar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