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0년 후 내다보는 주식투자 전략[中]-고배당주

bthong 2007. 5. 9. 16:00
  • 외국인 지분 높은 고배당株 주목을
  • 10년 후 내다보는 주식투자 전략

    증권사가 평소 추천하는 30개 종목 중
    배당수익률 높은 10개에 투자해볼 만
    국민銀·SKT·삼성전자·KT가 해당
  • 신지은 기자 ifyouare@chosun.com
    입력 : 2007.05.07 22:45
    • 30년간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에 시달린 나 박달자(60)가 그리는 노후 생활은 이렇다. 종합상사 임원을 지내다 퇴직한 남편과 1년에 한번 정도 해외여행 다니고, 에어로빅 강습을 받고, 가끔 놀러 오는 손자에게 용돈 줄 정도의 여유는 갖고 살았으면 한다.

      그런데 퇴직금 2억원을 은행에 넣어 두어 봤자 연 5%대 금리로는 한 달에 손에 쥐는 게 겨우 90만원뿐이다. 여기에 매달 40만원씩 받는 국민연금이 있지만, 생활비는 최소 월 120만원은 들어가니 해외 여행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나는 결심한다. 평생 쪼들려 살 순 없다고. 증권사 수십 곳을 찾아 조언을 받은 결과, 주가 차익도 노리고 배당금을 지급받아 생활비로 쓸 수 있는 배당주(키워드)가 노후생활에 최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해외여행 비용으로 1년에 은행 이자보다 딱 100만원만 더 벌기로 목표를 세웠다.

      주워 들은 전략은 많다. 나에게 주어진 도전은 평균보다 높은 배당 수익률(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비율)을 주는 주식을 찾는 것이다.

    • ◆전략1: ‘개 같은 주식’에 투자하라

      미국 월가의 오랜 정석투자 전략 중 ‘다우의 개(The Dogs of The Dow)’라는 것이 있다. 미국의 주가지수인 ‘다우지수’를 낼 때 기준으로 삼는 30개 종목 중, 전년도 배당 수익률이 높은 10개 종목에 1년 동안 투자를 하는 작전이다. 이 10개 종목은 우량 주식인데도 제대로 주가 대접을 받지 못해 ‘개’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이 과거 30년간 이 종목들을 조사한 결과, 다우지수가 1년에 평균 12% 정도 오를 동안 이 ‘다우의 개’들은 18%나 올랐다고 한다. 매년 이런 식으로 10개 다우의 개를 업데이트하면서 바꿔 끼우는 전략을 쓰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에 배당수익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스토리다.

      이 전략이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일까? 올해 삼성증권은 ‘다우의 개’ 기법을 적용할 수 있는 2007년의 코스피 종목 10개를 제시했다. 삼성증권이 평소 추천하는 종목들(30개) 중 배당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을 추린 것인데, 지난달 말 현재 이 10개 종목의 주가는 시장 평균 상승률(7.5%)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7%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오호, 한국에도 통한단 말이지. ‘코스피의 개’들, 일단 접수.

    • ◆전략2: 외국인을 따라가라

      사람들이 걱정을 한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배당을 너무 많이 받아가 국부(國富)가 유출되고 있다고. 그런데 왜 외국인이 투자한 회사는 유독 배당을 많이 할까?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지분을 많이 쥔 외국인들이 배당을 많이 하라고 경영진에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증권사가 지난해 외국인 지분이 40% 이상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평균 배당률(주식 액면금액에 대한 배당금 비율)이 85%에 달했단다.

      솔직히 나는 국부 유출은 모르겠다. 일단 외국인들이 많이 산 주식을 따라 사야겠다. 가만히 살펴보니, 외국인들은 은행을 좋아한다. 국민은행·외환은행·하나금융지주 등은 외국인 지분이 60~80%에 이르고 SK텔레콤·삼성전자·KT 등 대표 기업들의 외국인 지분율도 50%에 육박한다. 좋아, 한국 대표 우량주들 중 외국인 지분이 높은 기업을 추려내자.

      ◆전략3: 과거를 추적하라

      기업들이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배당금액은 매년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옛날 버릇이 갑자기 사라질 리 있는가. 과거에 배당을 많이 했던 기업은 앞으로도 그럴 확률이 높다. 전문가들이 분석한 자료를 보니, 과거 S-Oil과 KT, KT&G, 국민은행, 한국전력 등의 배당성향이 높았다.

      보통 고배당 기업들의 주식은 9월부터 오름세를 나타낸다. 3분기에 접어들면서 기업의 대략적인 연간 실적이 나오고 배당금액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이때부터 증시의 하이에나로 변신해 배당 유망주를 찾아 나서야 한다.

      ◆전략4: 법정 준비금을 체크하라

      또 체크해 볼 항목이 많다. 이건 최신 트렌드인데, 법정준비금(키워드)이 높은 기업은 배당을 많이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대우증권 이원선 연구원은 “법무부는 기업이 쌓아놓은 법정 준비금을 앞으로 배당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 중”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어떤 기업이 법정 준비금을 많이 갖고 있는지 확인해 봤다. 시가총액 상위 50위권의 대형주 중에서 SK텔레콤·삼성화재·삼성전자·하나금융지주·신세계·국민은행 등이 두둑하게 법정준비금을 쌓아 놓고 있다. 그런데 마지막에 복병을 만났다.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은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이 약화돼 오히려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공장 짓고 연구하는 데 써야 할 돈을 주주들에게 다 나눠 줘 버리기 때문이다.

      일리 있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배당을 비교적 높게 하되, 투자도 게을리 하지 않는 기업들을 매년 찾아 내야 하는 것이 과제라는 얘기다. 노후 준비, 역시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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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워드>

      배당주(配當株)=장사한 뒤 남긴 이익금을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많이 나눠주는 주식. 매년 회계연도 말에 예금 이자처럼 배당이 현금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노후 대비용으로 좋다.

      법정준비금=주식을 액면가액 이상으로 발행할 때 발생하는 초과 이익금, 합병 차익, 감자(減資) 등으로 생긴 잉여자금을 말한다. 기업이 자본금 손실을 입을 경우 채권자 보호를 위해 자본금의 일정 부분 이상을 법정준비금으로 적립하도록 의무화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