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르네상스 (3) / 해외펀드 규모 40조 육박◆
"지난해 중국펀드에 몰리는 한국 투자자들을 보면서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
모 외국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인 A씨는 지난해 말 중국펀드에 `올인`했던 한국 투자자들의 성향이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다.
국민적인 중국펀드가 된 B펀드와 C펀드는 모두 판매된 지 6개월도 안 돼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해 버렸다.
강남 지역 PB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는 중국이다`라는 소문이 돌면서 본격적으로 설정액이 급증하기 시작했던 것.
하지만 올해 2월 중국 증시 폭락 이후에는 썰물 빠지듯 중국펀드에서 환매가 일어났다.
A씨는 이처럼 `치고 빠지는` 펀드투자가 만연하게 된 데는 체계적인 해외펀드 투자문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수익률에 현혹되는 측면만 부각되고 있을 뿐 체계적인 투자패턴이 부족하다는 것.
가령 중국은 지난 한 해 동안 증시가 60% 이상 상승했지만 `위험 대비 수익률` 개념으로 파악한다면 중국은 0.09로 나타나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이지 않은 투자처였다.
쉽게 말해 오를 때는 시원하게 오르지만 내릴 때도 거침없기 때문에 위험을 생각한다면 좋지 않은투자처라는 얘기다.
올해는 일본 투자가 유망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이 역시 위험을 고려하지 않은 전망이다.
일본 역시 위험 대비 수익률 개념으로 분석하면 0.16으로 영국 0.57, 미국 0.65에 비해 낮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위험이 있을 때는 나누는 것이 최고라고 조언한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자산배분담당 애널리스트는 "금융자산 가운데 25%는 해외펀드로 가져가는 것을 권한다"며 "그 중 선진국 비중을 60%, 이머징마켓 비중을 40% 정도로 하면 위험 대비 수익이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부의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가 나오는 바람에 체계적인 투자패턴이 정착되기보다는 해외펀드 `바람`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례로 해외 재간접펀드가 시장에서 `한물 간` 펀드 취급을 받는 세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재간접펀드는 좋은 해외펀드에 분산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Fund of Fund)를 말한다.
하지만 같은 해외펀드지만 재간접펀드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펀드에 투자하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이 없다.
재경부는 비과세 혜택을 주는 펀드 대상을 주식투자펀드로 한정했다.
그 결과 재간접펀드는 우량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매력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사장되는 분위기다.
이밖에도 해외펀드는 신경써야 할 점이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했다가는 큰코를 다칠 수도 있다.
환매 기간이 1주일에서 12일까지 걸린다.
3~4일 걸리는 국내 펀드의 2배다.
역내에서 설정된 해외펀드는 원화를 기준 통화로 바꿔서 투자하기 때문에기간이 오래 걸린다.
외국계 운용사가 운용하는 역외펀드는 대부분 달러화로 투자하기 때문에 환헤지도 개인 투자자가 미리 대비해야 한다.
[신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