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 본격공략 에릭 슈미트 구글회장에게 듣는다◆
"구글은 이제 사회적 현상이다 . 사람들은 칫솔질을 하듯 구글을 쓰게 될 것이다 ."
SBS가 주최한 `서울디지털포럼 2007` 참석차 한국을 첫 방문한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의 최고경영자인 그는 한국 방문을 기념해 새로운 서비스를 전격 공개했다.
그는 특별연설에서 구글 사이트를 통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거리 사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맵스트리트` 서비스를 최초 공개했다.
세계지도에서 국가, 도시, 거리 이름을 차례로 클릭만 하면 거리 곳곳을 360도로 회전하며 볼 수 있는 3차원 입체 서비스로 교통 흐름은 물론 주차 공간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슈미트 회장은 "이달부터 미국 몇몇 도시에 한해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앞으로 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도검색 서비스를 놓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버추얼 어스`와 본격적인 대결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구글의 또 다른 전략은 `개인 맞춤형 검색`이다.
슈미트 회장은 "구글은 궁극적으로 개개인이 내일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제시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든 질문이 떠오르면 구글이 해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데스크톱 컴퓨터에 국한하지 않고 휴대폰 등 어떤 기기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 또 그는 그동안 고전했던 한국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것을 선언했다.
그는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1위를 자랑하는 한국은 디지털 시대의 거대한 실험실"이라며 "한국 진출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슈미트 회장은 이어 "이미 제휴관계를 맺은 SK텔레콤, 삼성, 다음 외에도 전략적 제휴를 계속 확대하겠다"며 "한국 기업들은 구글과 함께 일함으로써 해외 시장에 더 많은 제품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에 일찍 눈을 뜬 덕분에 한국은 발달된 IT 인프라스트럭처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제는 웹기술을 비즈니스에 접목시켜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한국 산업이 하드웨어 생산을 넘어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도약해야 한다는 얘기다.
구글은 이날 기능별로 7개 카테고리를 초기화면에 제시하는 등 한글 사이트(www.google.co.kr) 개편 내용도 전격 공개했다.
36개 언어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구글은 현재 세계에 동일한 사용자 기반(유저 인터페이스)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셈이다.
초기화면에 다양한 기능을 나열해 아기자기한 구성을 선호하는 한국 네티즌들의 취향을 반영한 셈이다.
한 화면에서 뉴스, 동영상 검색, 쇼핑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국내 포털에 익숙한 네티즌 마음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2000년 한국에 진출한 구글은 현지화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으며 국내에서 토종업체에 밀려 시장 점유율 5%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형편이다 . 웹검색이 중심인 북미 모델을 그대로 들여와 디자인, 커뮤니티 기능을 중시한 국내 네티즌들의 눈길잡기에 소홀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높은 브랜드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이 쉽게 구글로 검색엔진을 바꾸지 않으며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업계 `빅3`와 방문자수에서 큰 차이를 보여 왔다.
조원규 구글코리아 사장은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한국에 맞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지난 2~3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준비가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슈미트 회장은 최근 불거진 MS의 야후 인수 움직임과 관련해 "우리는 경쟁자 동향보다는 구글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최근 구글은 온라인 광고업체 더블클릭 인수를 선언했고 추가적인 인수ㆍ합병(M&A)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신헌철 기자 / 방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