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어떤 목석 같은 여성이라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밤 기술을 가진 자칭 `변강쇠` 청년이 있었다.
그런 그에게도 고민이 있기는 마찬가지. `아` 발음이 안돼 "사랑해요"라는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없으니 밤마다 애를 태웠다.
이웃 마을에 사는 한 의사가 청년의 고민을 없애주는 대신 청년의 큰 `물건`과 자신의 것을 바꾸자는 조건을 내세웠다.
청년은 고민하다 의사 제안을 받아들였다.
사실 물건 성능이 좋다고 밤마다 써대니 몸만 상하지 않던가.
그런데 맞바꾸기가 끝난 바로 다음 날 청년은 허겁지겁 의사를 찾았다.
"말로만 사랑한다고 하는 건 별것 아니더군요. 내 물건만 못한 것 같으니 원래대로 바꿉시다 ." 이 말을 들은 의사 왈 "어떻게 비꾼 물건인데 디시 돌려주겠소?"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것이 성의 세계다.
백일몽을 꾸는 것은 인간의 본능. 그 속에 산들바람이 불고 장미향이 스치며 비단을 만지는 촉감에 온몸을 맡기는 순간 부귀영화가 무슨 소용이 있으며 명예와 재물을 떠안긴다 한들 욱일승천하는 것과 맞바꿀 수 있을까.
인체에도 백일몽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가 있다.
발기를 일으키는 신비의 신경전달 인자가 바로 그것이다.
교감과 부교감 신경 전달 인자와는 다른 제3의 물질로 `산화질소(NOㆍNitric oxide)`라는 이 신경전달 인자는 혈액순환을 돕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NO에 대한 연구로 심장약을 개발하려다 부수입으로 얻어낸 것이 발기부전제인 비아그라다.
NO는 몸속에서 c-GMP라는 물질로 바뀌는데 이 물질이 평활근을 늘어나게 해서 발기가 잘되도록 한다.
비아그라는 c-GMP가 몸속에서 효소에 깨져 없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
평상시에도 콩 종류를 먹고 열심히 뛰면 자연 비아그라인 NO-cGMP 생성이 많아져 동맥경화증도 예방하고 발기력도 좋아진다.
NO는 필수아미노산인 L-아르기닌으로부터 NO 합성효소에 의해 생성되지만 화학적으로는 매우 불안정해 기체 상태로는 수 초만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NO 자체를 제품화할 수는 없고 NO 전 단계 물질인 아르기닌이 풍부한 콩 종류를 많이 먹으면 신체 내의 NO 생성을 유도할 수가 있다.
또 콩은 고단백 식품으로 두뇌를 좋게 할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녹이고 피와 혈관을 맑고 부드럽게 함으로써 `강한 남성`을 이끌어내는 데도 큰 몫을 해낸다.
남성 발기는 부교감 신경 기능 항진 후 NO가 분비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성 장애를 없애려면 교감 신경계 기능을 차단하는 것이 치료의 첫 단계다.
마음이 편해야 하는데 걱정, 조심, 불안이 앞서면 교감 신경계가 항진된다.
이러한 마음의 걱정은 버리고 오직 백일몽을 꾸겠다는 쪽으로 부교감 신경계 기능을 항진시켜야 발기가 잘 된다.
변강쇠는 영화 제목에서나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꿈이 있는 남성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최형기 연세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