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주 월정, 해상풍력 메카로 뜬다

bthong 2008. 1. 2. 12:35
에너지기술硏, 올해 2基 이어 2012년까지 12基 추가 설치

해상풍력발전 실증단지 조성을 위해 에너지연구원이 제주 월정리에 운영하고 있는 풍력발전기. 타워 높이가 72m, 날개 지름이 70m인 1.5㎿급 시설이다.
제주공항에서 동쪽으로 30㎞ 떨어진 구좌읍 월정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 연구기지가 위치한 이곳은 해안지역으로 사시사철 강풍이 부는 바람의 땅이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거센 바닷바람이 환영 인사를 건넨다.

바로 이곳이 한국 풍력발전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에너지기술연구원 월정기지다. 정부는 이곳에 오는 5월 한국 최초 해상풍력발전기 2기 건설을 시작하고, 2012년까지 풍력발전기 총 12기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특히 민간 자본을 유치해 건설하는 풍력발전기 12대 건설사업 타당성과 효율성이 입증되면 정부는 2015년까지 국내 해상풍력발전 규모를 500㎿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2010년대 중반이면 본격적인 풍력발전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 1년 내내 바람 거세 입지 좋아

= 홍진철 제주신재생연구기지 연구원은 "이곳에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공사하던 인부들이 거센 바람에 날린 모래먼지 탓에 시력이 나빠졌다고 푸념할 정도로 바람이 1년 내내 많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월정리 앞바다가 해상풍력발전 실증단지로 선택된 이유다.

이미 월정기지에는 해상풍력발전 실증단지 조성을 위해 연구원이 운영 중인 풍력발전기가 우뚝 서 있었다. 멀리서는 자그마해 보이지만 아래서 올려다본 규모는 엄청나다. 타워 높이만 72m, 풍력발전을 위한 날개 직경이 70m에 달하는 1.5㎿급 시설로 무게가 70t에 이른다.

이 풍력발전기 한 대에서 지난해 얻은 전기료 수입은 2억원. 한전은 풍력발전기가 생산하는 전기를 ㎾당 평균 60원에 구매한다. 물론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을 위한 정부 보조금이 일부 포함된 판매가격이다.

사실 정부가 바다에 풍력발전기 단지를 건설하려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다에 발전기 타워를 건설해야 하는 불편은 있지만 해안 경관을 해치거나 소음 발생으로 인한 민원 제기가 없고 용지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다. 바람 방향과 세기가 일정해 기계적 마모와 소모가 적고 전력생산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것도 해상풍력발전의 매력이다.

남중현 월정기지 운영팀장은 "올해 연구기지 앞 해상 1.2㎞ 지점에 설치되는 해상풍력발전기 2기는 각각 2㎿ 규모로 육지에서 운영하는 풍력발전기보다 규모가 크다"며 "우선 정부 자금으로 2009년까지 2기를 완성한 뒤 추가로 건설되는 12기는 민간 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구원 측은 61억원을 들여 3㎿급 풍력발전시스템 실증실험에 나선다. 두산과 협력해 중대형 풍력발전시스템 기술을 개발하고, 월정기지보다 바람이 약한 환경에서도 꾸준히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도 추진

= 월정기지에서는 현재 풍력발전뿐 아니라 태양광발전 태양열발전 해수담수화시스템 등도 연구 중이다. 태양 고도와 위치 변화에 따라 스스로 방향을 바꾸는 추적식 태양광발전시스템 3기는 총 15㎿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5가구가 생활하는 데 충분한 전력이다. 해수를 담수화하는 설비 역시 태양열 발전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진공관에 열을 발생시켜 해수를 데우고 이를 통해 담수를 얻는 시스템이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총사업비 230억원을 들여 월정기지 인근 김녕리에 약 10만㎡ 용지를 확보하고 신재생에너지 분야 통합연구가 가능한 연구기지를 2010년까지 건설할 방침이다. 용지 매입도 끝냈다.

현재 정부는 2011년까지 국가에너지 중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5%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놨다.

한문희 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2011년부터 신재생에너지 연구기지가 운영에 들어가면 해수담수화 원천기술 개발, 수소연료전지 개발과 실증실험, 바이오연료 현장연구 등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 김은표 기자]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