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 야생에서 채취한 냉이
봄나물의 대명사 냉이가 입맛을 돋군다. 매서운 겨울바람과 눈 속에서도 생명력을 키우고 있는 자연냉이를 식탁위에 올린 것이다. 요즘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하우스냉이의 녹색 과 달리 빛바랜 색상이지만, 뿌리의 강인함은 도드라진다. 맛과 향도 재배냉이에 비할 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냉이는 봄에 찾는다. 춘곤증을 이기는데 냉이에 들어있는 비타민이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 파릇파릇하게 자라난 냉이는 신선하고 깨끗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맛으로 먹는 냉이는 겨울에 진짜배기다.
방바닥에 신문지를 펼치고 도마와 칼을 가져와 냉이를 다듬는다. 뿌리를 다듬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고 귀찮을 수 있다. 하지만 의무감이나 책임감이 아니라 진정 요리를 즐긴다면 재료를 매만지고 있는 이 순간도 행복할 뿐이다.
국을 끓일까 무침을 할까. 날로 무쳐먹기도 하는 냉이. 소금을 넣은 끊는 물에 담갔다가 금세 건졌다. 향을 살리고픈 마음에다 영양파괴를 최소화하려면 오래 데칠 일이 아니다. 찬물에 행궈서 물기를 꼭 짜 굵은 뿌리는 반으로 잘랐다.
고추장, 깨소금, 다진파, 다진마늘, 을 넣고 진덤진덤 무치고 나서 식초를 가미하면 된다. 식성에 따라 토장무침을 원한다면 된장을 첨가한다. 냉이나물과 함께 무나물, 봄동나물도 함께 차렸다.
봄동나물
무나물
냉이나물
냉이의 향긋함은 봄의 숨결인가 싶다. 봄동나물 풋내에서는 겨울의 칙칙함을 벗어 던진다. 어린 시절 그토록 싫어하던 무나물을 이젠 스스로 찾는다. 단내 나는 무나물의 순수한 맛이 입에 맞기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과거의 맛이 생각나는 걸 보면, 인생은 기억의 음식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겠다.
식탁의 풍요는 성찬에서 오지는 않을 터. 먹어 맛있고 몸에도 좋다면 나물반찬 몇 가지도 진정 성찬 아니겠는가. 정신의 풍요로움은 디저트.
(2007.12.26 맛객 맛있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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