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새만금

중국으로 가는 관문 새만금이 최적

bthong 2008. 1. 8. 13:26
◆새만금을 새롭게 보자 / 동아시아의 두바이로◆

새만금은 처음부터 잘못 채워진 단추였다.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노태우 후보가 호남표 공략이라는 '정치적 논리'로 제안해서 시작된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 '정치 논리'는 지금도 새만금 개발사업 발목을 잡고 있다.

환경단체들이 여전히 반발하고 있고 '(농업용지 중심 개발이라는)새만금 개발 계획' 시행을 승인한 대법원 판결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윤철 감사원장은 "새만금 사업은 1987년 당시 상황 속에서 탄생했지만 지금은 그때와 대내외적 환경이 변했다"며 "특히 중국 경제 부상이라는 페러다임 전환이 있는 만큼 과거 족쇄에 얽매이지 말고 이에 걸맞게 개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정치의 함정'에서 벗어나 '경제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름하여 '새만금의 재발견'이다.

◆ 새만금 vs 두바이

= 새만금은 토목공사 측면에서 종종 두바이와 비교된다.

하지만 규모 면에서 새만금은 두바이를 압도한다.

새만금 방조제 길이는 33㎞고 두바이는 27.5㎞다.

또 매립으로 새로 생기는 땅 면적이 새만금은 1억2000만평인 데 비해 두바이는 9018만평으로 새만금이 30% 이상더 넓다.

그런데도 현재 모습은 새만금과 두바이가 천양지차다.

새만금은 '개발 vs 환경논쟁'으로 15년이나 걸렸고 또 아직까지 개발에 대한 청사진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두바이는 사업 시행 7년 만에 세계적인 경탄 대상이 됐다.

세계 유일한 7성급 호텔인 부르주 알아랍 호텔, '세계 8대 불가사의'로 일컬어지는 인공섬 팜 주메이라와 더 월드, 사막에 세워진 실내 스키장 스키 두바이.

두바이에서는 어디를 가나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눈앞에 펼쳐진다.

상상력을 제외하고는 지정학적인 위치, 항만 조건, 주변 경제 규모 측면에서 두바이와 새만금은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다.

두바이는 걸프만 입구라는 지정학적인 위치를 장점으로 세계적 자본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새만금은 환황해 경제 지역 중심이라는 빼어난 입지를 자랑한다.

특히 후진타오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개발 중심축이 신장위구르지역 우루무치에서 카이펑, 쉬저우, 롄윈강으로 이어지는 중국횡단철도축이라는 점에서 새만금 잠재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김석철 교수는 "롄윈강에서 제일 가까운 지역이 새만금"이라며 "이 루트는 중국과 유럽으로 가는 수출 통로가 될 뿐 아니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에너지를 수입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달라진 대내외적인 환경

= 새만금 개발 계획이 입안된 1991년과는 달라진 대내외적인 환경도 고려해야 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대내적으로는 행정중심지 이동이다.

행정복합도시는 새만금에서 불과 30분 거리다.

이에 따라 서울~인천 중심인 금융허브와 행정복합도시~새만금을 축으로하는 물류허브, 이렇게 이원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행정복합도시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천이 아닌 또 다른 관문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새만금이 최적 요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만금 개발 당시에는 식량자급을 위한 농지 개발이 중요한 과제였지만 이제는 이지역 70%를 농지로 묶는다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주변 공단이 남아도는 것을 감안할 때 산업용지 등으로 이 지역을 개발하는 것도 또 다른 낭비"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새만금이 허브로서 기능을 하게 되면 이 지역에 이미 조성된 공단까지 이익을 볼 수 있다"며 "주변 공단이 남아도는 것은 국내외로 연결망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외적인 환경도 1991년 당시와 비교했을 때 천지개벽 수준으로 변했다.

1991년 당시 중국은 세계 경제의 변방일 뿐이었지만 지금은 세계 경제 중심축으로 발돋움했다.

◆ 개발 주체 논란

= 새만금 개발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개발 주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북도는 올 상반기 새만금종합개발 특별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뒤 전북도가 중심이 돼서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농림부는 주도권을 내줄 생각이 전혀 없다.

농림부 관계자는 "새만금은 규모 등 여러 면에서 볼 때 국가적 사업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뿐 아니라 '전 국토'를 고려한 측면에서 개발돼야 한다"며 "일부에서 특별법 제정으로 개발주도권이 전북도로 넘어가면 지역 중심 개발로 변화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쟁에 대해 서울대 토목공학과 한 교수는 "새만금 사업은 이미 국가적인 사업이 된 만큼 농림부와 전북도, 산자부, 건교부, 재경부 등 관련 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특별기구를 만들어 함께 개발 청사진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