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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중국의 차기 리더…시진핑을 알아야 한국이 산다

bthong 2011. 10. 17. 21:59

                     

 

 

 

시진핑 | 소마 마사루 지음 | 이용빈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72쪽 | 1만5000원
'사려 깊은 카리스마' 평가
시골 촌뜨기서 권력 정점에


 

 

중국 내년 권력 이동 '촉각'

 

"시진핑이 누구지? 초대형 스타 펑리위안의 남편을 말하는 건가?"

차기 중국 지도자로 급부상한 시진핑(習近平)을 두고 몇 년 전까지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하던 말이다. 중국의 초대형 스타 펑리위안은 시청률이 매년 100%에 가까운 연말 가요프로그램에서 MC를 보는 빼어난 미모의 국민 가수다. 펑리위안이 인기 절정이던 때 그의 남편 시진핑은 푸젠성 샤먼시 부시장이었다. 이후 푸젠성 성장,저장성 당위원회 서기 등으로 진출했지만 한낱 지방 간부에 불과했다. 유명세는 그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 시진핑이 중국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때는 2007년 가을이다. 중국 차기 최고지도부를 선출하는 제17차 당대회가 개최되기 약 6개월 전 일이다. 당시 젊은 최고지도자로 꼽히던 사람은 후진타오의 숨겨둔 정치적 후계자이자 공청단(共靑團)의 리더이며 랴오닝성 당위원회 서기(현 부총리)인 리커창이다. 리커창이 차기 지도자로서의 '사명'을 전수받았다면 시진핑은 '대항마'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실제 당대회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일이 벌어졌다. 시진핑이 리커창을 제치고 9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서열 6위로 부상했고,리커창은 7위로 밀린 것.두 사람의 서열 차이는 1단계에 불과하지만 다른 위원들의 나이를 감안하면 시진핑은 내년 10월 제18차 당대회에서 후진타오를 이어 당총서기에 오르고 이후 국가 주석,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도 차례로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시진핑은 어떻게 13억명의 1인자가 될 수 있었을까.

《시진핑》은 일본의 중국 문제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 소마 마사루가 쓴 시진핑 연구서다. 시진핑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 그가 풀어야 할 정치적 과제까지 아우르고 있다.

180㎝의 키와 100㎏이 넘는 당당한 체구의 시진핑의 겉모습은 온화한 편이다. 절대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사려는 깊지만,교활한 카리스마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매스컴을 통해 완전무결한 존재로 자신을 부각시키는 것보다 인민과 단결의 중요성을 알고 실행에 옮기는 것을 정치철학으로 삼고 있다.

시진핑은 1956년 6월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시중쉰은 13세에 공산혁명에 참여한 혁명투사다. 시진핑이 태어났을 때에는 당중앙 선전부장을 맡은 간부당원이었다. 이후 국무원 비서장,부총리로 승진해 저우언라이 총리의 심복으로 활약했다. 시진핑이 아홉 살이 되던 1962년 가을,부총리였던 아버지는 권력투쟁에 밀려 몰락한다. 일명 '류즈단 사건'으로 불리는 중국 공산당 내분 사건에 휘말려 1976년부터 14년의 대부분을 옥중에서 보내야 했다. 시진핑은 "일순간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변화였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아버지의 몰락으로 시진핑의 가족은 뿔뿔이 흩어질 수밖에 없었다. 시진핑은 지식인 청년이 육체노동을 통해 농민의 노고를 이해한다는 취지를 내건 '하방(下放)'을 선택했다. 아버지가 당간부로 활약했던 산시성 옌안의 교외 지역인 옌촨현 량자허로 내려간다. '부르주아 부패분자 시중쉰의 아들'이란 낙인은 시골 마을까지 따라왔다. 농촌 삶의 비참함을 견디지 못한 그는 3개월 만에 마을을 탈출해 베이징으로 돌아왔지만 '민중에 의지하라'는 백부의 권유로 다시 산시성으로 돌아간다. 1972년 여덟 번째 신청 끝에 공청단 입단을 허가받았으며 2년 뒤 20세 나이로 공산당 입당에 성공,량자허 대대지부 서기가 된다.

시진핑은 1975년 10월 7년의 하방 생활을 마치고 정치에 입문한다. 1979년 아버지 시중쉰이 명예회복하고,시진핑은 칭화대 졸업 후 중앙군사위원회 판공청에 배치된다. 당시 중앙군사위 비서장을 겸직하고 있던 겅뱌오 부총리의 비서직이다. 시진핑은 이듬해 '새장 속에 갇힌 새로 살기 싫다'며 비서직에서 물러난다. "말단 조직인 기층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며 베이징에서 300㎞ 떨어진 허베이성 정딩현의 당위원회 부서기로 부임한다. 이후 25년간 푸젠성 샤먼시,닝더지구,푸저우시,저장성,상하이시 등 지방 간부를 지낸다. 특히 푸젠성에서는 18년간 근무해 정치적 기반을 다졌다. 그는 "만일 내가 그 시절에 중앙에 남아 있었다면 오늘의 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비교적 탄압이 적은 홍콩,대만 등지에 기록돼 있는 그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시진핑의 행보와 정책을 살폈다. 앞으로 다가올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를 예측하면서 중국 정권 변화에 대한 대응법을 제시한다. 한국어판을 위해 북한의 김정은과 시진핑을 비교하며 한반도 정세의 위기 상황에 대한 분석도 덧붙였다. 대간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누나 두 명에게 꽃장식의 옷을 물려받아 입어야 했던 어린 시절,그게 창피해 항상 검은 먹물을 들여 입고 다닌 일화,아이스크림 하나를 사먹어도 금전출납부에 작성했던 일,만난 순간부터 불꽃처럼 타올랐던 슈퍼스타 펑리위안과의 비화 등은 어쩌면 치밀한 정치적 계산일 수 있었던 시진핑의 과거에 인간미를 불어넣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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