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안 없어지고, 방치해 사망률 높아져
왜 겨울보다 여름 심장병이 더 위험할까? 송영빈 교수는 "돌연사의 원인인 심근경색의 경우, 겨울철과 여름철의 주된 원인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겨울철 심근경색은 기온 차이로 잘 생긴다. 겨울에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차가운 외부로 나가면 이완된 혈관이 추운 공기와 만나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심근경색이 생긴다. 여름철 심근경색은 혈액의 밀도(密度)가 올라가 끈적끈적해지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혈전이 잘 생겨 혈관을 막으면서 생긴다. 혈액의 밀도가 올라가는 이유는 체내에 수분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더운 날씨로 땀이 많이 났을 때 물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지 않으면 혈액 밀도가 올라간다. 수축한 혈관은 온도조절 등을 통해 잘 이완되지만, 한번 생긴 혈전은 금방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신속하게 시술 등을 통해 혈관을 뚫어주지 않으면 혈액 공급이 계속 안되면서 사망하기도 쉽다.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김병옥 교수는 "겨울철 혈관이 수축해 생기는 심근경색은 흉통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있어 비교적 환자들이 병원을 쉽게 찾지만, 혈전의 경우 흉통보다는 어지러움 등 비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 환자들이 더위 먹었다 생각해 3~4일 정도 방치하다 와서 제때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다 보니 여름철 심근경색 환자의 사망률이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고혈압·고지혈증 환자 주의
▲고혈압·고지혈증이 있는 사람 ▲흡연자 ▲심방세동·부정맥 등이 있는 사람은 폭염에 노출되면 심근경색 같은 심장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체내 수분이 부족해 혈액량이 줄어들면 혈압도 떨어지는데, 고혈압 약을 먹는 사람은 혈압이 과도하게 낮아져 심장에 더 무리가 갈 수 있다.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이나 흡연자는 혈전이 생길 위험이 더 높다. 원래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심장이 무리할 때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몸에 특별히 이상이 없더라도, 야외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사람 역시 폭염으로 인한 심장 문제가 잘 생긴다. 송영빈 교수는 "건강한 사람이라 해도 3일 이상 폭염이나 고온에 노출되면 심근경색으로 입원할 위험이 약 10%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며 "논·밭에서 일하는 사람 같이 야외에 주로 있다면 여름철 심장병 고위험군"이라고 말했다.
◇목마르지 않아도 물 마셔야
더운 날씨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있는 게 가장 좋다. 지면이 태양의 열을 많이 받아 가장 더워지는 2~4시 사이는 특히 피해야 한다. 외부에 있을 때는 수분 보충을 충분히 해야 심장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수분은 물로만 섭취하는 게 좋다. 시원한 커피나 녹차를 마시기도 하는데, 커피나 녹차는 오히려 이뇨작용을 해 몸속의 수분을 고갈시킨다. 순수한 물로 하루 5잔 이상 마셔야 한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갈증을 잘 못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시로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이자.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박진규 교수는 "고지혈증 등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더운 날 어지럼증·가슴 통증 같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7/20170627017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