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노인, 6분간 420m 걸을 수 있어야 '건강 체력'
뚱뚱하지만 운동하는 사람과 정상 체중이지만 게으른 사람 중에서 누가 만성질환에 덜 걸리고 노년에도 활기차게 살까. 정답은 뚱보라도 운동하는 경우다. 그들이 체력적으로 더 우수해 질병에 잘 견디고, 노쇠도 늦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럼 나이별로 어느 정도 체력이 있어야 그런 효과를 낼까.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이 이와 관련해 질병과 노쇠 예방을 위한 한국인 체력 기준을 내놓았다. 건강 개념이 들어간 체력 기준이 나온 것은 국내 처음이다. 연구팀은 지난 3년간 19~64세 2282명과 65세 이상 1500명 등 3782명을 선발해 각종 체력 지표를 측정한 다음, 이를 질병·노쇠 현황과 비교해 남녀 나이별 체력 기준을 산출했다. 최소 이 정도 체력은 돼야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 체력이라는 의미다.
◇남녀 나이별 체력 기준 제시
65세 이상 노인 체력은
▲앉았다 일어나기 ▲걷는 거리 ▲보행 속도 ▲쥐는 힘(악력) 등으로 제시됐다.
30초간 의자에서 앉았다가 일어서기를 몇 회 반복할 수 있느냐가 중요 체력 기준이다.
60대 후반 남자는 18회, 여자는 17회다.
70대 후반 남자는 13회, 여자는 12회다.
이 기준을 못 채우면, 노쇠로 독립생활을 못 할 위험이 남자는 2배, 여자는 3배 높다.
의자에 앉아 있다가 3m 앞에 놓인 원뿔 표적을 돌아서 다시 앉는 데 걸리는 시간이
75세 이상 남자는 7초, 여자는 8초 안에 들어야 한다.
박세정 스포츠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행 속도와 회전 능력을 보는 것으로,
이 기준에 못 미치면 남자는 허약 노쇠로 자립 생활을 못할 위험이 5배, 여자는 7배 높다"고 말했다.
6분간 걸을 수 있는 거리는
60대 후반 남자가 492m, 여자는 454m로 제시됐다.
19~64세 성인의 경우는 12분 동안 달린 거리가 중요 체력 기준이 된다.
40대 남자는 2400m, 여자는 2000m 정도는 뛸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심폐 체력 기준에 못 미치면, 고혈압·고지혈증·복부비만 등이 합쳐진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남자는 4배, 여자는 5배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일상생활 속 노쇠 방지 운동
고령 장수 사회에서 체력은 활기찬 삶을 이끄는 근본 힘이다. 스포츠개발원은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고 부상 발생 위험이 적은 노쇠 방지 운동 5가지를 추천했다. 엉덩이와 허벅지는 신체 근육의 70%를 차지하는데, 50세부터는 근육량이 매년 1%씩 준다.
이에 하체 근력 강화에 좋은
1 '앉았다 일어서기'를 시간 날 때마다 반복할 것을 권했다.
2 의자에 앉아서 아령 들기도 꾸준히 하면 상체 근력 강화에 좋다. 나이 들면 평형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3 한 발을 올려서 외발로 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체력이 약해 넘어질 우려가 있으면, 손으로 벽을 살짝 잡고 외발 서기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4 계단 오르기는 좌우 균형감과 하체 근육 단련으로 노년기 최대 건강 위협 요인인 낙상을 방지한다.
5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쬐며 걸으면 심폐 지구력이 향상되고 우울증도 예방된다.
원장원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나이 들수록 여러 사람과 어울려서 하는 운동을 해야 신체와 정신에 좋다"며 "매년 건강검진 받는 것에 그치지 말고, 체력도 정기적으로 측정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식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행 속도·거리·근력·악력 등 체력 기준 종합 측정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전국 21개 체력인증센터(대표 안내 전화 02-410-1014)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국민체력100' 캠페인 홈페이지(nfa.kspo.or.kr)를 방문해 회원 가입 후 체력 측정을 신청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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