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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없다' 생각하는 노인, 우울증 많아

bthong 2017. 6. 28. 08:17



       

보건사회연구원, 1463명 조사… 흡연·음주 등 신체 건강도 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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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젊다고 생각해야 한다. 노인이 자기 자신을 늙었다고 생각하는 게 실제로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경대학교 행정학과 오영삼 교수팀은 65~84세 노인 9653명을 대상으로, 스스로를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지 묻고 그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그 결과, 65~74세 노인의 경우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건강 상태가 안 좋다는 결과가 나왔다. 75~84세는 큰 관련성이 없었다. 연구에 참여한 65~74세 노인은 5891명이었는데, 이들 중 자기를 노인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2631명(44.7%)이었다. 자신을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노인군(群)'과 노인이 아니라고 여기는 '비(非)노인군'을 비교하면, 노인군의 인지기능이 23.9점으로 비노인군의 인지기능(25.19점)보다 낮았다. 노인군이 앓고 있는 만성질환의 수는 2.6가지로 비노인군(2.17가지)보다 많았다. 우울 점수는 노인군 5.34점, 비노인군 4.16점이었다.
연구팀은 "스스로를 노인이라고 여기기 시작하면 의존적이고 소극적으로 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건강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회 활동을 덜 하고, 건강해지려는 의욕이 줄어들어서 정신적·육체적 건강이 전반적으로 나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연구 결과에 대해,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는 "스스로 나이들었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전두엽 기능을 저하시킨다"며 "실제로, 노화나 치매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서 뇌 노화가 빨리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노인이 심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젊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특히 노인의 경우, 미래에 대해 절망감을 느끼거나 자기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등의 습관이 있으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채수미 부연구위원이 최근 보건복지포럼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노인들은 여러 종류의 정신적 습관을 갖고 있었다. 조사는 노인 1463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들은 주로 이분법적 사고를 하거나(47.1%), 모든 일의 결과를 걱정하거나(41.1%), 자기 잘못에 대해 되풀이해서 생각하거나(39.9%), 최악의 상황을 가장 먼저 생각하거나(38.2%), 자신의 능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32%), 목적 달성하는 것을 희망적으로 보지 않는(29.2%)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부정적인 습관을 갖고 있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정신 건강이 안 좋았는데, 특히 '무망(無望·희망을 갖지 않는 것)' '자신에 대한 부정적 사고' '자기 도피' 습관이 있을 때 우울과 불안장애 비율이 높았다. 61%가 우울증을, 40%가 불안장애를 의심할 수 있었다. 부정적인 생각을 잘 안 하는 노인은 우울증, 불안장애 비율이 각각 38%, 17%로 낮았다.

채수미 부연구위원은 "나이가 들수록 질병이나 죽음 같은 것들을 많이 생각하고, 이는 잠재적으로 노인이 부정적인 사고를 습관처럼 하도록 만든다"며 "이는 다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 질환의 위험을 높이므로, 평소에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서, 부정적인 생각을 잘 하는 사람이 흡연, 음주, 과식을 많이 하고 수면 시간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 부연구위원은 "부정적인 사고가 신체 건강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