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화면을 두루마리처럼 말아 들고 다니다가 인터넷으로 신문을 내려받아 읽어보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LG필립스LCD는 세계 최초로 A4용지 크기 컬러 전자종이(E-Paper)를 개발해 13일 공개했다.
LG필립스LCD가 이날 공개한 전자종이는 14.1인치 사이즈에 두께는 300마이크로미터(㎛ㆍ100만분의 1m)로, 일반 A4용지와 비슷하다.
하지만 초박막 기판에 전자잉크가 흐르며 4096가지 색상을 구현한다.
상하좌우 어느 지점(여러 각도)에서 구부려도 정면에서 보는 것처럼 또렷하게 화면이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자책이나 전자신문 등 휴대용 전자문서 시장이 본격 열리고,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검색에도 전자종이가 사용될 전망이다.
이 제품은 구부려도 원상태로 복구되도록 하기 위해 유리화면이 아닌 금속박(metal foil)으로 된 기판에 TFT(박막 트랜지스터)를 배열했으며, 컬러필터를 플라스틱 기판에 코팅해 다양한 색깔을 표현하도록 했다.
저전력 설계도 특징이다.
전원이 꺼져도 화면이 그대로 보존되고 화면이 바뀔 때만 전력이 소모되는 것.
정인재 LG필립스LCD 부사장은 "이번 개발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시장에서 기술 선도력을 입증했다"며 "기존 제품에 비해 크기를 대형화하고 컬러도 구현하면서 휴대용 전자문서 시대를 앞당기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자종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한ㆍ일 디스플레이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LG필립스LCD는 2005년 10월 세계 최초로 10.1인치 흑백 전자종이를 개발했고, 일본 후지쓰는 작년 10월 7.8인치 크기에 4096컬러를 구현하는 전자종이를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전자잉크를 이용한 LG필립스LCD와 달리 LCD 방식을 이용해 2005년 7인치 크기 컬러 전자종이를 개발해냈다.
이 밖에 미국 일본 유럽 언론출판업계에서는 전자종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서두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 뱅크가 최근 발표한 시장전망치에 따르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2010년 59억달러에서 2015년에는 12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박만원 기자] 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