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색조만을 사용해 만든 이미지나 도안, 또는 물체의 윤곽이나
윤곽이 뚜렸한 그림자 보통 18, 19세기에 널리 유행한 오리거나 그려서 만든
측면(側面) 초상을 말하는데, 흰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되어 있거나 그 반대였다.
실루엣이란 말은 종이를 오려서 그림자 초상을 만드는 것이 취미였던
18세기 중반의 인색한 프랑스 재무장관인 에티엔 드 실루에트의
이름에서 풍자적으로 따왔다('à la silhouette'라는 어구는
그뒤 '경제적으로'라는 뜻으로 사용되었음).
실루엣의 수집은 특히 세계적인 저명인사들 사이에 널리 유행했는데,
대표적인 예로는 괴테가 있었다.
미술 양식의 황금시대인 18세기 후반과 19세기초의 주요한 실루엣 미술가로는
프랑시스 토롱, A. 샤를, 존 미어스, C. 로젠부르크, 브라운 부인, 오귀스트 에두아르,
T. 햄릿, 베담 부인(결혼 전 이름은 이사벨라 로빈슨) 등이 있었다.
실루엣은 윤곽 드로잉과 그림자 그림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실적인 표현은 석기시대의 동굴벽화들, 특히 프랑스와 스페인의 것들에서
처음 시작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처음에는 물체의 그림자 윤곽을
그리고 그 안에 보통 1가지 색을 일률적으로 칠함으로써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측면 드로잉에 의한 표현은 고대 이집트인·메소포타미아인·미노스인·
그리스인·에트루리아인 들의 무덤 회화와 부조, 도자기 장식에서 볼 수 있는
좀더 발전된 모습들에서 계속되었다. 고대 그리스·로마의 화가들은 촛불이나 등불뿐만
아니라 햇빛에 의해 생겨나는 사람 그림자의 윤곽을 그리는 방법들을 고안했다.
촛불이나 등불을 활용한 기법은 17세기 유럽에서 널리 유행했다.
이 그림자 초상은 여러 재료들(석고, 밀랍, 송아지 피지, 종이)에 그렸으며,
액자에 정교하게 끼워넣는 경우가 많았다. 르네상스 시기부터
'인상추적기'(physionotrace)와 같은 다양한 기계 장치들이 발명되어
정확한 윤곽 드로잉을 수월하게 하는 데 사용되었다.
종이가 널리 통용되자 그림자 초상과 풍경을 실물에서 직접,
보통은 자재화법(自在畵法)으로 오려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림으로 그린 '그림자'와 종이를 오려 만든 실루엣이 18세기의 유럽과 미국에서
개인적인 기념물로서 널리 유행했다. 19세기 중반에 은판사진법과
사진촬영술이 발전하면서 그림자 그림과 실루엣은 일종의 민예가 되었으며,
주로 길 가장자리나 간이식당,
시장 등지에서 뜨내기 미술가들이 만들었다.
때때로 영국의 필 메이와 같은 직업 풍자화가들이 계속 그림자 그림 양식을 사용했지만,
실루엣 미술의 기본적인 원칙들은 주로 20세기에 월트 디즈니와 로테 라이니거가
그린 만화영화를 통해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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