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실비실한 물건 | ||||||||||||||||||
최근 한 환자가 애절한 표정으로 진료실을 나서던 내 팔을 붙잡았다. 긴한 사연이 있을 듯싶어 이야기를 들어보니 8년 전 심인성 발기부전 진단을 받았던 환자였다. 이 환자가 8년 만에 찾아온 이유는 유명하다는 두세 군데 병원을 옮겨 다니고, 몸에 좋다는 약까지 지어 먹어 봐도 발기부전에 차도가 없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시 찾아온 것이다. 그와 첫 인연은 18년 전인 20대를 갓 넘긴 총각이었을 때 시작됐다. 당시 선천성 발기부전 진단과 함께 심인성 원인이 몇 가지 발견돼 우선 정신과 치료를 권했다. 그 후 10년 뒤 결혼을 앞두고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이뤄지지 못해 결혼에 실패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으로 다시 한번 모습을 나타냈다. 오랜 상담을 통해 환자에게 이런저런 치료보다 확실하게 좋아질 수 있도록 수술을 권했다. 수술에 앞선 정밀 검사에서 해면체 부위 정맥 계통에서 결함이 노출되는 선천성 발기 장애로 환자 능력으로는 도저히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외부에 표시가 나지 않으며 가장 자연스러운 세 조각 팽창형 수술을 받은 환자는 매사에 자신이 없고 약간 소심한 성격으로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더뎌 내 속을 태웠지만 점차 자신감을 회복해 갔다. 두 달 후 환자가 달콤한 신혼 단꿈에 빠져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나 또한 작은 기쁨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제 40대 중년을 바라보게 된 이 환자가 또다시 내 진료실을 찾았다.
당장 재수술받기보다는 우선 발기부전 치료약을 처방해줬니 며칠 후 환자가 찾아와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전해줬다. 발기조직인 음경해면체가 옆으로 조금 눌려 있을 뿐 제 기능을 할 수 있기에 약을 먹으면 발기력이 되살아나는 것이었다. 강직도가 문제였는데 비록 고장이 났지만 보형물이 들어 있어 부족한 대로 부목 구실을 해준 덕에 그럭저럭 사용이 가능했다. 이렇듯 환자에게서 새롭게 배우는 중요한 사실들이 나타난다. 조금 부족한 듯하지만 문제를 해결한 K씨는 그 후 1년이 지나도 찾아오지 않고 있다. 18년을 보아온 이 환자가 언제 또 불쑥 나타날지 모르지만 오늘도 의술은 오랜 세월의 경험에서 얻은 산지식임을 깨닫는다. [최형기 영동세브란스병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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