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타수 줄이는 라운드 요령은?

장마철 타수 줄이는 라운드 요령은?

한 클럽 길게 잡고 4분의 3 스윙

샷 거리는 생각만큼 나지 않고 비에 젖은 옷은 스윙을 힘겹게만 한다. 그뿐 아니다.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줄기는 도통 샷에 집중할 수 없게 한다. 비 올 때 골프는 영 반갑지 않다. 모처럼 잡은 골프하는 날이라 비가 온다고 취소할 수도 없는 게 '한국 골퍼의 룰' 아닌가. 그렇다고 짜증만 낼 수도 없다. 비 오는 날 골프할 때는 어떻게 해야 기분도 상하지 않고 스코어도 평소만큼 낼 수 있을까. ◆ 비 올 때는 멘탈이 관건 = 빗속 라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느긋함이다. 이것저것 신경이 많이 쓰이고 샷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긋함을 잃으면 그날 라운드는 그것으로 끝이다. 스윙은 빨라지고 점점 미스샷이 많아진다. 집으로 돌아갈 때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만 절로 날 것이다. 비 올 때는 스윙이든 걸음걸이든 모든 것에 '천천히 천천히'를 되뇐다. 스윙에서는 템포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이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젖은 잔디에서는 공이 덜 구르고 비의 저항으로 캐리(날아가는 거리)도 줄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려고 스윙이 빨라진다. 이때는 아예 한두 클럽 길게 잡고 평소와 같은 스윙 템포로 샷을 하면 해결된다. 비슷한 얘기지만 욕심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 생각 없이 샷을 하는 '무심타법'이야말로 우중 골프를 성공으로 이끄는 최고 비법이다. 빗속 라운드에서는 자신감 있는 샷이 필요하다. 무리한 공략도 피하는 게 좋다. 레귤러 온을 하기보다는 그린 근처까지 공을 보낸 후 파4홀이라면 3온1퍼트 내지는 2퍼트 작전을 쓴다.

◆ 어떻게 스윙하나 = 젖은 잔디에서 유용한 몇 가지 골프팁이 있다. 볼을 약간 오른발 쪽에 놓는다. 그리고 스탠스는 약간 오픈한다. 평소 거리보다 한두 클럽 길게 잡는다. 스윙 도중 하체를 고정하는 데 집중한다. 다리를 사용하면 미스샷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비가 올 때 샷은 정확히 공을 맞히는 게 포인트다. 평소대로 샷을 하면 뒤땅이 많이 나온다. 그립을 좀 짧게 쥔 후 4분의 3 스윙으로 공을 정확히 맞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코스가 젖어 잘 구르지 않기 때문에 탄도 높은 샷을 구사하는 것이 좋다. 드라이브샷은 티를 평소보다 높게 꽂고 볼은 좀 더 왼발 쪽에 둔다. 아이언샷을 할 때는 평소보다 긴 클럽을 잡고 정확히 공을 맞히는 데 집중한다. 러닝 어프로치보다는 띄워서 구르는 거리를 줄이는 것이 핀에 붙이는 요령이다. 아무래도 비가 올 때는 잔디 저항이 강하기 때문에 그립을 세게 잡고 강하게 찍어 치는 것이 좋다. 퍼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무척 세게 친 것 같아도 공은 그렇게 많이 홀을 지나치지 않는다. 물론 그린을 읽을 때 경사를 많이 볼 필요도 없다. ◆ 준비는 어떻게 = 빗속 골프는 '준비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일단 라운드 가기 전날 체크리스트를 만든다. 튼튼한 우산, 방수가 잘 되는 비옷, 마른 수건, 마른 양말, 여벌 장갑, 물이 새지 않는 골프화 등…. 골프 우산은 일반 우산보다 크고 강하게 만들어진다. 타월도 준비한다. 보통 골프장 측에서 준비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낫다. 장마철에는 마른 수건을 미리 골프백에 넣고 있다가 비상시 이용하는 것도 현명하다. 모든 샷을 할 때 그립을 닦아야 한다. 그립이 미끄러지면 정확한 샷을 할 수 없고 제 거리를 낼 수도 없다. 평소 일반 골퍼들이 선호하는 양피 장갑 대신 물에 젖더라도 상대적으로 그립을 견고하게 하는 합성피 장갑으로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가 올 때 가죽 장갑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미끄러지게 할 뿐 아니라 장갑을 손상시킨다. 방수가 잘 되는 골프화도 타수를 줄여 준다. 물이 신발에 들어오면 신경이 쓰여 제대로 샷을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비가 올 때 전혀 젖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장비든 옷이든 몸이든 마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스코어를 줄이는 방법이다. [오태식 기자]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