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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순이의 전쟁

bthong 2010. 2. 12. 08:41

 

인순이의 전쟁

 

 

올해 60주년을 맞는 6·25전쟁은 ‘사변’ ‘동란’으로 불리다 유엔 동시가입, 남북대화 등의 영향으로 2000년대에 들어와 현재의 가치중립적 표현이 공식명칭으로 됐다. 외국에서는 한국전쟁(Korean war)으로 통하며, 별칭으로는 ‘잊어진 전쟁(The forgotten war)’이 많이 쓰이고, ‘가장 추웠던 전쟁(The coldest war)’으로도 불린다.

어마어마한 인적·물적 피해와 비극은 물론 유엔군이 참전한 첫 전쟁이자 동서냉전의 출발점이라는 의미에도 불구, ‘잊어진 전쟁’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승자도, 패자도 없었기 때문이다. 직전의 2차 세계대전이나, 이후의 베트남전과 달리 열광할 승리도, 성찰할 패배도 없이 그저그저 지나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당시 한국은 서구인들의 눈에 유럽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도 생소한 최빈국이어서 대중적 관심을 끌지 못했다.

문제는 한국 내부에서조차 ‘잊어진 전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1970년대까지는 ‘북한 괴뢰군’과 ‘중공군’을 무찌른 국군들의 영웅담을 중심으로 한 반공교육이 활발했으나 1980년대 후반 민주화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브루스 커밍스 같은 진보학자들은 ‘남침 유도설’을 주장했고, 운동권에서는 ‘조국해방전쟁’주장까지 나타난 데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을 거치면서 실체와 본질은 더욱 희미해졌다. 6·25세대와 참전군인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경의도 함께 잊어져 갔다.


가수 인순이가 이달 4, 5일 뉴욕 카네기홀 공연에 6·25 참전 노병들을 초청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여러분들은 모두 저의 아버지”라고 했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한국을 떠나버린 6·25 참전 주한미군과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1957년 포천에서 태어난 한·흑 혼혈인 그는 전쟁의 희생자이자, 비인간적 차별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6·25세대의 헌신과 한국인으로 성장한 사실에 감사하고 있는 것이다. 6·25전쟁, 차별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모습이다.

자신의 히트곡 ‘거위의 꿈’ 가사처럼 가혹한 운명을 지운 전쟁이지만 이를 기억하고, 자신의 할 일을 찾아서 하는 인순이의 노력은 수많은 한국인들을 부끄럽게 하기에 충분하다. 6·25전쟁은 잊어져서는 안되는 전쟁이다. 우선 오늘 6·25전쟁에 대한 책을 한권 사서 읽기라도 하면 좋지 않을까.

 

[이용식/ 논설위원]]

 

 

거위의 꿈~~인순이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뒤에 흘릴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난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난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나를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난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