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 온 글들

사소한 습관들을 새롭게 하라

bthong 2010. 2. 12. 09:05

<이의수의 마흔 이후 남자의 생존법>
사소한 습관들을 새롭게 하라
아침에 출근을 준비하던 중 양복바지에 구멍이 난 것을 발견했다. 어떻게든 수선해 입을 생각에 세탁소에 가서 짜깁기를 부탁하니 높은 수선비에 순간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상의 재킷을 생각하니 수선을 안 할 수 없었다. 며칠 후 수선된 바지를 입고 다니자니 움직임에 조심스러움이 역력히 묻어났다.

그런데 짜깁기 수선을 한 바지에 또 구멍이 난 것이다. 이유는 양복 왼쪽 뒷주머니에 넣는 지갑 때문이었다. 그동안 대부분의 양복바지는 지갑에 시달려 구멍을 면치 못했고, 몇 차례 수선 끝에 양복을 갈아타기도 했다. 아내는 지갑이 양복 먹는 하마란다. 사소한 습관이 양복을 버리고 새로 사게 만드는 이유가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유답지 않은 이유다.

우리 역시 자신도 모르게 하는 사소한 습관들이 있다. 여기에는 좋은 습관들도 있지만 자신을 힘들게 만드는 습관들도 있다. 나의 사소한 습관들은 어떻게 생겨났고 왜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일까?

또 하나의 좋지 않은 습관이 있다. 핸들을 잡으면 이내 핸드폰을 집어든다. 바쁜 일정이 만들어낸 습관이다. 지금 전화하지 않으면 지구가 멈추는 것도,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뒤틀리는 것도 아닌데 전화를 한다. 위험한 순간을 경험하고 나면, ‘내가 왜 그렇게 조급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우리에게는 인생을 즐거움으로 이끌어주고 행복한 인간관계를 형성해주는 습관들도 있다. 그 중 하나로 나는 잘 웃는 편이다. 때로는 거울을 보면서 웃는다. 스스로를 격려하며 위로의 말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즐겁게 일을 할 줄 안다. 사람들에게는 활력있는 미소로 다가가 격려하고 힘을 북돋워 준다. 사소한 아이디어도 놓치지 않으려는 메모습관,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의미 있게 만들어보려는 노력들도 나의 좋은 습관들이다.

장황하게 말하기에는 부끄럽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좋은 습관들이 많이 있다. 사소한 습관들이나 나도 모르게 어떤 상황이 되면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행동들을 찾아보자.

남자들에게는 이러한 습관들이 참으로 많이 있다. 사람들과 모이면 쓸데없이 다른 사람에게 나를 과시하고, 그 자리에 없는 사람에 대하여 말을 할 때면 쉽게 험담에 동조하진 않는가? 별로 바쁘지도 않은데 혼자서만 바쁜 척하며 살진 않는가? 때때로 힘든 일을 교묘하게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고약한 버릇을 표출하진 않는가? 이유 없는 행동이 없듯 사소한 습관에도 이유는 존재한다. 바로 즐거움과 불안이 공존이 습관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내가 바지에 지갑을 항상 넣고 다니는 이유는 지갑이 없어서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되는 불안한 상황을 미연에 막고자 함이요, 누군가에게 커피나 밥을 사주며 베풂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함이다. 운전 중에도 전화를 할 만큼 열정을 갖고 있다면, 운전 중 위험하게 전화통화를 해야 하는 조급함이 불안으로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다. 그 세 살 버릇을 가지고 지금까지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는 사소한 습관들을 버리고 바꿔서 나를 새롭게 만들자. 나의 사소한 버릇들로 인해 내 아내와의 관계가 무너지고, 자녀들로부터의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떨어지며, 직장동료들의 부담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 버려야 할 사소한 습관들을 찾아보고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습관들을 새롭게 바꿔보자.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에는 나비와 벌도 그리고 사람들도 모여든다. 사람에게 날 수 있는 향기는 좋은 습관에 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좋은 습관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leeyuesu@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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