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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잘 모셔야… 몸이 건강하다

bthong 2017. 1. 19. 09:16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릴 만큼 건강과 각별한 연결고리가 있는 중요 부위. 발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읽어야만 건강도 챙길 수 있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족욕은 발 관리의 대표적 방법 중 하나. 집에서도 할 수 있지만 최근엔 카페에서 커피와 차를 마시면서 할 수 있다.



발 담그고 차 마시는   족욕 카페 인기

예민한 신경 스트레스도 스르르~

집에서 할 땐 20분이 적당

한약재 물에 발 담그고 15~20분… 노천온천 온 것처럼 야외 족욕도


무도회장에 유리구두 한 짝을 두고 온 신데렐라를 찾으려고 왕자는 온 나라를 수소문한다. 유리구두에 발이 꼭 들어가는 여성이야말로 왕자가 찾던 여성. 그는 나라에 있는 모든 여성에게 구두를 신겨본 후에서야 신데렐라를 찾을 수 있었고, 동화는 왕자와 신데렐라가 결혼하는 장면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그러나 왕실 사람들이 구두를 들고 신데렐라 집을 방문했던 날 하루종일 일을 한 그녀의 발이 퉁퉁 부어 구두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만약 그녀의 발뒤꿈치에 각질이 가득했다면? 몸 건강이 안 좋아 발가락이 누렇게 변했다면? 그렇다면 당시 많은 여성에게 꿈을 주었던 '신데렐라'는 슬픈 결말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스트레스로 굳은 몸을 어찌해야 할까. 족욕 카페로 간다. 서울 동교동 ‘약다방 봄동’.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널찍한 창문 앞에서 차를 마시고, 한약재 넣은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근다. 발이 따뜻해진다. 온몸에 생기가 돈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스트레스로 굳은 몸을 어찌해야 할까. 족욕 카페로 간다. 서울 동교동 ‘약다방 봄동’.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널찍한 창문 앞에서 차를 마시고, 한약재 넣은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근다. 발이 따뜻해진다. 온몸에 생기가 돈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발도 관리하는 시대다. 더 이상 신발 속에 발을 꽁꽁 감춰놓지 않는다. 알록달록한 색깔을 발라놓은 페디큐어는 여름철 또 다른 '패션'이 되고 발을 관리하는 사람에겐 '세심한 사람'이라는 딱지가 붙는다. 발은 관리하는 만큼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내 발은 원래 거칠어'라는 말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릴 만큼 건강과 각별한 연결고리가 있는 중요 부위. 발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읽어야만 건강도 챙길 수 있다.


흔히 어른들은 발을 따뜻하게 하라고 말한다. 발이 따뜻해야 체내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산소와 영양분으로 가득한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기 때문. 반면 발이 차가우면 혈액 공급 속도가 늦어지고, 심장 기능이 저하돼 체온이 떨어진다. 발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몸을 건강하게 하는 비결이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족욕은 발 관리의 대표적 방법 중 하나. 집에서도 할 수 있지만 최근엔 카페에서 커피와 차를 마시면서 할 수 있다. 바지를 종아리까지 걷고 발을 물에 담가야 하니 카페 방문 시 스키니진보단 바짓단을 올릴 수 있는 편한 옷을 입도록 한다.

족욕, 카페에서도 한다

서울 동교동 '약다방 봄동'(070-4639-2221)은 한적한 골목 주택을 개조한 카페다. 1층엔 정원과 한의원이 있고 계단을 반 층 올라가면 카페가 있다. 커피 대신 몸에 좋은 한방차를 낸다.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약차가 있다. 걱정과 생각이 많아 신경이 예민하면 폐와 비장에 수분을 채워 미각을 살려준다는 '태음방' 차를, 업무나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궐음방' 차를 고르는 식이다.


‘약다방 봄동’의 내부. 창문 앞에 족욕을 즐기는 자리가 있다. 그 뒤로 다양한 약차가 들어 있는 병들이 진열돼 있다. / 김종연

마음을 다스리는 맞춤 약차와 미각을 살려주는 '약차 블렌딩'도 있다. 몸 상태에 따라 자신이 필요한 것을 고르면 된다. 한방차를 판다고 해 한약처럼 쓴 차가 아니다. 보리차처럼 부담스럽지 않은 부드러운 맛이다. 심신을 안정시키는 차를 마시며 족욕을 할 수 있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한의사와 상담한 뒤 자신의 몸 상태에 따른 한약재를 골라 물에 탄다. 발이 차갑다면 한증(寒證), 발이 뜨겁다면 열증(熱證), 발이 건조하면 조증(燥證), 발이 축축하고 다리가 잘 붓는다면 습증(濕證) 등 각 증세에 맞는 약재를 택한다. 약다방 봄동의 한의사 유창석씨는 "먹어도 되는 한약재를 사용했다"며 "한약을 넣고 족욕을 하면 마시는 것보다 약재 효능 성분 흡수가 더 빨리 된다"고 했다.

족욕 시 순환 속도가 빨라지면 두근거리거나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물의 온도는 40도, 시간은 15~20분이 적당하다. 족욕이 끝나면 따로 헹구지 말고 수건으로 간단히 닦아 약재가 피부에 스며들도록 한다. 햇볕이 들어오는 창문 앞에서 족욕을 하다 보면 온몸에 긴장이 풀리면서 나른해진다. 20~30대가 좋아할 만한 세련된 분위기의 카페다. 20분 1만원.


소나무로 만들어진 벽에 기대 편백나무 족욕통에서 족욕을 즐긴다. 서울 창성동‘솔가헌’은 ‘몸에 좋은 환경’을 우선시한다. 방 안에 작은 램프 하나가 켜져 있어 아늑한 느낌이 든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창성동 '솔가헌'(02-738-3366)은 한옥에 자리한 한방힐링카페다. 한옥의 벽과 가구 등 90% 소재가 소나무로 제작됐다. 카페 바닥은 황토 타일, 맥반석 등으로 돼 있어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방출된다. 발만 대고 있어도 혈액순환이 되고, 몸속 노폐물과 독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진삼주·잔대주 등 다양한 약재가 있는 '약국'으로 들어가면 족욕을 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편백나무로 만든 족욕기에 40~43도의 따뜻한 물을 받고 솔가헌에서 직접 제조한 한방 족욕제를 탄 뒤 복숭아뼈 위로 10㎝를 물에 담그고 15~20분 정도 있으면 된다. 족욕을 하며 증상에 따라 생기차(원기 회복) 등을 마실 수 있다.

김미혜 약사는 "족욕은 몸이 피로하거나 혈액순환이 안 되는 사람들이 하면 좋다"며 "발 다리 부기를 빼주고, 뭉친 근육을 풀어주며, 다리 정맥이 확장돼 혈이 심장으로 갈 수 있도록 펌프를 해준다"고 말했다. 발이 차면 약쑥을 넣은 족욕제를, 발열이 많으면 열을 내려주는 치자를 넣는다. 한옥을 등진 채 하늘을 바라보며 야외에서도 족욕을 할 수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하루 전에 전화하는 것이 좋다. 20분 1만원.


유황 온천수로 족욕을 즐기는 서울 자양동‘프라젠 스타카페’.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한방 입욕제가 부담스럽다면 자양동 프라젠 스파(spa) 건물 지하에 있는 '프라젠 스타카페'(02-2201-0816)를 추천한다. 지하 1040m에서 끌어올린 천연 유황 온천수를 사용하는 스파에서 물을 가져와 인공 야자수가 있는 야외에서 족욕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단점은 카페 외부 테이블에 자리하고 있어 겨울에는 춥다는 것. 몸은 춥지만 물 온도가 40~45도를 웃돌기 때문에 발은 따뜻하다.

야자수에 둘러싸여 족욕을 즐기다 보면 마치 일본 노천온천에 온 것 같다. 카페 직원에게 말하면 거품욕을 할 수도 있다. 1인 1 음료로 족욕은 1000원을 추가로 내면 된다.

집에서 하는 간편한 족욕

발이 들어가는 대야만 있으면 집에서도 족욕을 할 수 있다. 물의 온도는 40도 정도가 좋고, 족욕 시간은 20분이 넘지 않도록 해준다. 20분이 넘어가면 개운한 기분보단 처지는 기분이 들기 쉽다. 발을 담그는 깊이는 발목에서 약 10㎝ 위에 있는 곳까지. 족욕이 끝난 뒤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물기를 잘 닦는다. 이때 풋크림을 바르면 좋다. 족욕을 하면서 미지근한 물이나 차를 마셔 수분을 채우는 것도 방법이다.



하이힐처럼 좁고 뾰족한 신발, 오래 신으면 관절염·허리디스크까지


발은 '제2의 심장'이다. 심장이 뿜은 피를 다시 심장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족부 질환은 우리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체중 60㎏ 성인이 매일 1000보를 걷는다면 발은 매일 60t의 무게를 견디고 있다. 우리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의 고통을 외면한다. '좀 쉬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심각성을 모르고 발의 병을 키운다.

최근 5년간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 지간신경종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무지외반증은 오랜 기간 굽이 높은 하이힐이나 신발코가 좁고 앞이 뾰족한 신발을 신었을 때 체중이 엄지발가락에 집중돼 발가락이 변형되는 증상이다. 엄지발가락 안쪽 통증으로 시작해 점점 발가락 전체가 저릿해지거나 발바닥 앞쪽에 심한 통증이 생긴다.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잘못된 보행 습관은 발목과 무릎, 허리에 부담을 줘 발목 인대 손상이나 관절염, 허리 디스크 같은 2차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예방하려면 발 길이보다 발볼에 맞춰 신발을 선택하는 게 좋다. 굽이 5㎝ 이하 신발을 신는 게 좋고, 틈틈이 엄지를 벌리는 스트레칭을 한다.

발 질환 증상과 치료법
족저근막염은 족저근을 둘러싼 근막이 붓고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족저근막이란 발바닥의 아치를 지지하는 발꿈치뼈와 발가락을 연결하는 강하고 두꺼운 띠 모양의 근막이다. 남성은 과체중이나 무리한 운동 때문에, 여성은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발바닥 지방층이 얇아지기 때문에 주로 발병한다. 아침에 첫발을 뗄 때나 앉았다 일어설 때 뒤꿈치에 짜릿한 통증을 느낀다. 아침에 유독 아프고 낮에 활동을 하다 통증이 줄어드는 것 같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치료는 약물, 스트레칭으로 한다. 발바닥 아치를 유지해주는 교정용 특수 깔창을 신발에 넣는 방법도 있다.

걸을 때마다 셋째·넷째 발가락과 앞 발바닥에 타는 듯한 통증이 있다면, 지간신경종을 의심해야 한다. 지간신경종은 발등뼈와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신경인 지간신경이 자극을 받아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발바닥 위쪽과 발가락에 통증 또는 무감각한 신경 증상을 보인다. 하이힐처럼 앞볼이 좁고 딱딱한 신발을 신으면 신경이 눌려 질환이 잘 생겨 여성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크기가 작다면 약물 치료와 물리 치료, 주사 치료로도 증상 호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