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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증권사 애널리스트(투자분석가)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유명 애널리스트는 연봉이 5억~7억원에 달해 시중 은행장과 맞먹을 정도랍니다. 연봉이 5억원이라면 하루에 136만원씩 버는 셈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증권사의 3월 말 결산을 앞둔 요즘 같은 시기를 프로야구의 연봉 협상 시기에 빗대 ‘스토브리그(stove league)’라고 부르는데, 애널리스트 몸값이 치솟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월 A증권사로 자리를 옮긴 B리서치센터장(이사급) 이야기인데요. 그의 연봉은 5억원이라는 소문이 났습니다. 본인은 긍정도 부정도 하진 않고 있지만요. 그보다 재밌는 건 그가 부하 애널리스트를 스카우트 하려다 두 손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당사자가 “직속 상관인 센터장보다 더 받을 순 없지 않으냐”며 거절했다는 것입니다. 알기 쉽게 풀어보면 “내 몸값이 최소한 센터장 연봉 5억원은 넘는다고 보는데, 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죠.
5억원도 성에 차지 않을 정도로 애널리스트 몸값이 치솟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기 때문입니다. 2005년부터 증시가 후끈 달아오르자 증권사는 매년 경쟁적으로 리서치 인력을 강화하고 나선 데다, 펀드 붐이 일면서 자산운용사들까지 애널리스트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지요. 또 애널리스트라는 직업 자체의 생명이 짧다 보니 스스로 ‘벌 수 있을 때 벌어야 한다’는 심리도 작용한 탓입니다. 결국 이름난 애널리스트는 손에 꼽을 정도고 오라는 곳은 많다 보니 몸값이 치솟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소비자(투자자) 입장에서는 과연 이들이 몸값에 걸맞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연봉이 비슷한 대기업이나 은행 CEO만큼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느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만 보더라도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엉터리 주가 전망, 오락가락 주가 전망으로 투자자들을 골탕먹였던 일이 먼저 떠오르는군요. 애널리스트들 스스로 혹시 염불보다 잿밥에만 신경 쓰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 전수용기자 js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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