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 지식

여성이 섹스하고 싶을 때…

bthong 2007. 3. 16. 17:13
 

 

“제 아내는 한번도 먼저 섹스를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여자들은 섹스에 대한 욕구가 생기지 않나요?”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남성들과 하다보면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남편들의 불만 중 ‘아내가 먼저 섹스를 요구한 적 없다’는 문제는 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내용이다. 정말 여성은 성욕이 없는가? 성학에서는 ‘성욕 등가의 법칙’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것은 남자든 여자든 성욕에 있어서는 똑같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물학적인 구조나 기능상 혹은 사회적인 역할 때문에 여자는 성욕을 표현하지 않는 것을 미덕이라고 학습해 왔다. 남성은 그 반대의 이유로 성욕 표출을 여자보다 훨씬 쉽게 해온 것이 어느 문화권이든 공통된 부분인 것 같다.

그래서 필자는 ‘남녀 성욕은 같지만 성에 대한 충동이나 행동에 있어서 남자는 발화점이 낮은 기름같다’고 말하곤 한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상대가 준비가 되지 않아도 섹스를 할 수 있지만, 여자는 성적인 자극을 받아도 분위기가 갖춰지지 않으면 섹스하지 못한다.

남자가 어떤 여자를 사랑해서 섹스하고 싶다면 꽤 많은 노력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그 노력이란 사랑하는 그녀에게 멋진 식사를 대접하고, 가끔씩 꽃을 사 주고, 향수도 선물하고, 때로는 좀 유치한 커플룩도 입어야 하고, 영화도 봐야 하고, 그녀의 취향에 맞춰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러한 노력들이 대략 400여가지가 넘는다.

이 노력들을 다한다고 해서 그녀가 훌훌 옷을 벗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날(?)을 잡아도 멋진 식당에서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식사를 해야 하고, 호텔방에 들어간다고 해도 다시 처음부터 그녀를 설득해야 한다.

 


‘너만을 사랑해, 나는 너와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꼭 책임질 거야…’등등 .
그래야 겨우 그녀와의 섹스에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여성이 사랑하는 남자와 섹스하고자 한다면 한가지 노력만 하면 된다. 그것은 ‘당신과 자고싶어(섹스하고 싶어)’라는 말 한마디나, 그 앞에서 먼저 옷을 훌훌 벗는 것이다 . 어떤 이는 나의 이 말에 ‘다 안 벗어도 된다, 반만 벗어도 된다’고 웃기기도 한다. 결혼생활이 깊어지면 남편들은 아내의 샤워 소리가 무섭다고 하지만, 아내들 중에도 12시만 되면 빨래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남편이 잠들기를 기다리면서 급하지도 않은 빨래를 헹구고 또 헹구는 것이다.

그러면 언제 여자는 섹스하고 싶어질까? 물론 생물학적으로 생리 전후해서, 혹은 배란기 즈음해서 성욕이 강해지기도 한다. 섹스는 몸의 감각을 자극하는 행위이기도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그런 본능적인 성욕이 생기면 섹스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상대에게 분노가 있거나 해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자들은 그런 때조차 섹스를 참고 만다.

정작 여자들이 섹스하고 싶을 때는 상대에게 마음이 움직일 때다. 상대를 사랑한다는 마음이 들때, 상대가 나를 진정으로 돌보고 염려하고 배려한다는 느낌이 들때, 상대의 애정을 확인하고 그를 위안해주고 싶어질 때, 여자는 낭만적이 되고 섹스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여자들이 성적으로 자극받는 영화는 ‘포르노’, ‘야한 동영상’이 아니라 바로 아름다운 애정영화이다. 행위를 직접적으로 묘사한 포르노보다는 마음의 애정샘을 잔잔히 자극하는 ‘사랑이야기’야말로 여자를 그녀가 사랑하는 이와 섹스하고 싶게 만든다.

그러므로 남편들이여, 아내와 열정적이고 즐거운 섹스를 하고 싶다면 ‘자신이 완전한 아내 편임을,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의 배려와 사랑에 고마워 하고 있음’을 말로 행동으로 표현해 보라. 아마도 분명히 그녀는 황홀하고 충만한 느낌의 섹스로 당신에게 보답(?) 할 것이다.

         

           배정원 관장  (제주 ‘건강과 성’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