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김해성 씨(32)는 '펀드도 분산투자하라'는 신문기사를 읽고 눈앞이 막막하다. 한 펀드에 '올인'하면 위험이 커지니까 분산투자하라는 이론은 알겠다. 하지만 몇 대 몇으로 나눠 투자해야 하는지 몰랐다. 결국 그는 1000만원을 주거래은행 창구에 들고가서 국내 주식형펀드와 중국펀드에 각기 500만원씩 투자해 버렸다. 흔히 주식은 분산투자를 하라고 권한다. 위험도 높고 주가상승률도 높은 주식들과 저위험 저수익 종목들에 투자금을 나눠서 사면 주어진 위험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펀드도 분산투자를 하는 시대다. 그런데 '어떻게' 분산투자를 하느냐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찬석 삼성투신운용 해외투자팀장은 "펀드에 다시 투자하는 펀드(재간접펀드)들의 전략을 써 볼 만하다"고 권한다. 재간접펀드들은 먼저 좋은 펀드들을 고른다. 장기적으로 펀드운용 성과가 꾸준한 곳들을 말한다. 펀드들이 투자하는 시장의 전망도 봐야 한다. 채권금리가 올라가는 분위기인데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중소형주 시장이나 일본 시장이 밝다면 재간접펀드 매니저들은 이쪽 비중을 높인다. 마지막이 펀드를 어떤 비율로 섞을 것인가이다. 배합비율을 구하는 방법에는 여러 공식이 있지만 보편적으로는 위험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포트폴리오를 짠다. 예를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이머징 마켓 펀드를 하나씩 고른다고 해 보자. 대표적 국내펀드인 미래에셋 인디펜던스와 신한BNP파리바 운용의 봉쥬르차이나펀드를 섞어봤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 애널리스트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50대50으로 펀드를 섞는 전략은 실패작이었다. 그는 "인디펜던스 76%, 봉쥬르차이나 24%를 섞는 것이 위험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섞은 포트폴리오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 33.59%, 변동성(표준편차)은 29.99로 나타났다. 비록 34.8% 연평균 수익률을 기록한 인디펜던스 펀드보다 수익률이 낮아지기는 하겠지만 인디펜던스펀드의 위험성인 34.57보다는 안전했던 셈이다. 만일 50대50으로 균등하게 섞었다면 어떻게 될까. 연평균 수익률은 32.26%로 떨어진다. 반면 위험성은 32.88로 높아진다. 50대50으로 펀드를 섞는 전략이 수익률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국내 시가총액 1위를 다투고 있는 금융주와 반도체주를 분산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은행지수와 반도체지수를 한꺼번에 사는 일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면 쉽다. KODEX반도체(삼성투신운용)나 KOSEF은행(우리CS자산운용) 등은 각기 산업별 지수를 그대로 좇아가는 펀드들이다. 이들의 적절한 배합비율은 반도체ETF 27%, 은행 ETF 73%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 방법이었다. 이 방법으로 분산투자했다면 수익률은 연평균 30.15%로 위험에 비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대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의 증권사들은 고객들의 성향에 맞게 펀드들을 배합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의할 것은 이런 계산법으로 투자를 하더라도 반드시 남들보다 투자수익이 높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이다. ■ <용 어> 위험대비 수익률(샤프계수) = 펀드 또는 펀드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 펀드의 수익률에서 무위험수익률(은행예금 이자 등)을 뺀 값을 펀드의 위험도로 나눠서 평가한다. 계산식은 펀드수익률 - 무위험수익률/펀드수익률의 표준편차다. 샤프계수가 높을수록 위험은 낮고 수익률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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